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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원시생활 해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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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4일 암사동 선사체험마을에서 신석기인 복장을 한 관람객들이 멧돼지 구이 조형물을 돌리고 있다. [강동구 제공]

4일 오전 11시 서울 강동구 암사동 선사체험마을. 강동구가 35억원을 들여 조성한 신석기 체험 마을이다.

마을에 들어서자 ‘시간의 길’이라고 쓰인 30m 길이의 동굴이 나온다. 동굴 벽면에 2~3m 간격으로 설치된 모니터는 현대, 조선, 고려, 통일신라 등 대한민국 역사를 시간의 역순으로 8개로 나눠 시대적 특징을 소개한다. 맨 마지막 청동기 시대의 설명을 듣고 동굴을 나서자 ‘신석기 마을’이 눈앞에 펼쳐진다. 갈대를 엮어 만든 움집 7채가 옹기종기 서 있고 움집 앞 마당에는 사냥한 멧돼지를 모닥불에 굽는 신석기인들의 모습이 실물 크기 조형물로 만들어져 있다.

암사동 선사주거지 옆 2만3208㎡ 부지에 만들어진 체험마을이 5일 개장한다.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신석기 유적지 가운데 국내 최대 규모인 암사동 선사 주거지를 단순히 보존하는 차원을 넘어 시민들이 그 시대로 들어가 여행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고 말했다.

움집터 옆 수렵체험장에서는 신석기인처럼 사냥할 수 있다. 실물 크기로 재현해 놓은 사슴·멧돼지를 향해 돌창이나 돌화살을 던지거나 쏴서 명중시키면 동물이 비명을 지르며 쓰러진다. 어로 체험장에서는 하천에 들어가 물고기를 잡을 수 있다. 미니 족대를 이용해 잡은 물고기는 기념품으로 가져갈 수 있다. 정용송 강동구 선사문화사업소장은 “사냥 공간과 어로체험장은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도 즐길 만한 곳으로 가족들이 추억을 쌓기에 좋은 장소”라고 설명했다. 모래사장처럼 꾸며 놓은 발굴체험장에서는 토기나 농기구 등 유물을 발굴하는 작업을 할 수 있다. 모종삽과 솔을 이용해 바닥을 파고 들어가면 관리소에서 전날 묻어둔 모형 유물을 발굴할 수 있다. 발굴한 유물은 기념으로 가져갈 수 있다.

강동구는 내년 여름방학부터 온 가족이 원시시대 복장을 하고 야외 천막이나 움집에서 1박2일간 원시생활을 해보는 원시체험캠프를 열 계획이다. 단체 참가자들은 캠프에서 부족장 선출 등 씨족사회 체험도 할 수 있다.

선사체험마을은 월요일을 빼고 매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면 암사동선사주거지 홈페이지(sunsa.gangdong.go.kr)에서 예약해야 한다. 체험비는 프로그램당 3000~5000원이고 원시복은 무료로 빌려 준다.

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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