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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중앙장편문학상] 탄탄한 문장, 세밀한 묘사 … 이야기 된다 싶은 것들 넘쳐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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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작품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춘 ‘최고의 소설’을 찾는다는 취지로 중앙일보가 ㈜웅진씽크빅과 함께 제정한 제2회 중앙장편문학상 심사가 중반에 접어들었다. 8월 31일 응모 마감 결과 총 272편이 접수됐다. 274편이 들어온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여타 장편 문학상의 응모작은 통상 150~200편이다.

올해에는 7명의 심사위원이 예심과 본심을 통합해 맡았다. 6명의 예심위원에 ‘원로급’ 본심위원 3명을 추가해 모두 9명이 본심을 보았던 지난해 방식에서 다소 수정된 것이다. 예심위원 수를 1명 늘려 지난해보다 예심에서 더욱 꼼꼼히 작품을 검토할 수 있도록 했다. 심사위원들이 한달 간 응모작을 검토한 결과 지난해에 비해 전반적인 응모작 수준은 높아진 것으로 진단됐다. 한 심사위원은 “지난해보다 이야기가 된다 싶은 것들이 많아 심사하는 입장에선 작품을 고르기 더욱 힘들었다”고 평가했다.

심사위원들은 “『혼불』의 최명희를 연상시킬 만큼 문장력이 바탕이 된 서술의 힘을 지닌 작품”도 있고, “집요하리만큼 세세한 부분을 정밀하게 밝힌 작품”도 있었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소재를 재기 발랄하게 다루면서도 독자의 마음을 미묘하게 아프게 한다”는 평을 들은 작품도 있었다.

그러나 응모작들이 전반적으로 1회 당선작의 경향에 지나치게 얽매였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 심사위원은 “1회 당선작인 임영태의 『아홉 번째 집 열 번째 대문』이 자전적 소설이었기 때문인지 올해는 유독 자전소설이 많았다”며 “그러나 기록으로서의 가치는 있어도 소설적 구성은 안 되는 경우가 대다수라 아쉽다”고 말했다.

판타지·추리·무협 등 장르물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도 특징이다. 이 역시 1회 수상작의 영향인 것으로 분석됐다. 심사위원들은 “만화처럼 쓰면 판타지고 SF라는 잘못된 태도가 많다”며 “세상에 대한 이해를 갖추고, 문학적 함량도 있는 장르물이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응모작 전반적으로 드라마나 영화의 영향을 많이 받은 듯하다는 것도 공통된 의견이었다. 한 심사위원은 “문예창작과의 이름이 콘텐트학과로 바뀌는 추세인 만큼 소설은 하위고 드라마 제작은 상위라는 풍조가 반영된 듯 문학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는 작품이 종종 보인다”고 풀이했다. 또 다른 심사위원은 “서사란 무언가 한 문제를 가지고 긴장시키는 것인데, 드라마처럼 만났다 헤어졌다 등의 변화만 주면 서사라고 생각하는 듯한 응모작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심사위원들은 장점이 많은 것으로 꼽힌 작품 10편을 선별해 본심에 올렸다. 수상작은 11월 발표한다.

신준봉·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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