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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 고액 후원금 기부 내역 공개] 이색·유명 기부자들 살펴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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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고액 기부자 가운데는 주요 기업인들도 눈에 띄었다. 특히 한나라당 박해춘 충남지사 후보는 전 우리은행장 등 금융계에 오래 있었던 인연으로 이재현 CJ그룹 회장, 하대중 CJ그룹 대표이사,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장규 하이트맥주 대표이사 등 재계 인사들로부터 집중 지원을 받았다. 한나라당 안상수 인천시장 후보도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임광수 임광토건 회장, 설도원 삼성테스코 전무(이상 500만원씩 후원) 등 재계 인사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아나운서 출신인 한나라당 이계진(강원) 후보에겐 윤세영 SBS 회장·김종오 경인TV 부회장(각 500만원) 등 방송계 고위 인사들이 후원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손주은 메가스터디 대표는 국민참여당의 서울광진구청장 후보인 조상훈씨에게 500만원을 기부해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은 서울대 서양사학과 동문 사이라고 한다.

‘복수 지원’도 눈에 띄었다. 설도원 삼성테스코 전무는 박해춘(충남), 정우택(충북), 안상수(인천) 등 모두 3명의 한나라당 후보에게 500만원씩 기부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국민참여수석을 지낸 박주현 변호사는 민주당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 국민참여당 유시민 경기지사 후보, 곽노현(서울)·김상곤(경기) 교육감 후보 등 서울·경기 지역의 진보진영 후보 4명에게 500만원씩 기부했다.

종교계 인사도 정치자금 후원자로 참여했다. 민주당 한명숙 후보에게는 함세웅 신부가 500만원을 냈고, 한나라당 이계진(강원) 후보도 지역 내 월정사 정념 주지스님으로부터 500만원을 받았다. 국회의원들도 품앗이를 했다. 민주당에서는 한명숙(서울) 후보에게 백원우·김진애·최영희·전병헌 의원이 500만원씩, 이시종(충북) 후보에게 홍재형·노영민·정범구·오제세 등 충북지역 의원들이 500만원씩을 내놓았다. 안희정(충남) 후보에겐 양승조·백원우 의원이 500만원씩 냈다.

한나라당에서는 부산 출신의 김무성 원내대표가 호남에 출마한 정용화(광주) 후보에게 500만원을 보탰다. 김관용(경북) 후보에겐 김성조 의원이 500만원을 냈다. 한나라당 이화수 의원은 김문수(경기) 후보와 허숭(안산시) 후보 등 2명에게 각각 500만원을 냈다.

‘부실 신고’ 논란도 여전했다. 이번에 공개된 시·도지사 대상 고액 기부자 명단에는 이름만 있을 뿐 ‘직업란’을 비워놓은 이들이 15.2%(921명 중 140명)에 달했다. 특히 한나라당 김대식(전남) 후보는 고액 기부자 16명의 이름만 신고한 채 주소·직업·연락처를 다 비워놓았다. 직업란에 ‘주부’나 ‘회사원’이라고만 적은 경우도 많았다. 사실상 ‘차명기부’인 셈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기부자 신원을 제대로 기재 안 해도 처벌조항이 없다”고 말했다.

이가영·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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