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광 자동차고교 파행 운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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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서울 용산구의 이광자동차고가 재단과 교사 간의 갈등으로 300여명의 재학생이 제대로 수업을 받지 못하고 신입생을 뽑지 않는 등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학교는 한 종교재단이 운영하는 '고교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로 서울 시내 유일의 자동차 특성화 평생교육시설이다.

이광자동차고의 갈등은 지난해 6월 재단 측이 교사를 1년 계약직으로 전환한다는 규정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교사들은 학교 방침에 반발해 노동조합을 설립했고, 10여 차례에 걸쳐 재단 측과 단체교섭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그러자 재단 측은 지난해 11월 신입생 모집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교사들의 노조 가입과 집회 참여로 학교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이어 급식비 횡령과 무단결근 등의 이유로 4명의 교사를 해고했다. 또 지난 1월 교사 6명에 대한 정리해고를 통보해 전체 17명의 교사 중 10명이 해고되거나 해고 위기에 처했다.

해고 교사와 전교조는 15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입생 모집을 재개하고 교육청에서 진상조사단을 파견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재단 측은 "교사 징계는 정당한 절차를 거쳤으며, 경영상의 이유로 구조조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리해고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이 학교 재학생들은 교사의 해고와 농성 등으로 수업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 또 신입생 모집도 하지 못하고 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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