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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3대 세습, 한반도에 봄바람? 아니면 찬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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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북한이 체제 결속을 우선시할 가능성이 큰 만큼 곧바로 현재의 대남 노선을 전환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며 “그러나 김정은 체제의 성공은 북한 주민에게 뭔가 성과를 보여주는 것에 달려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론 대남 관계에서 유연성을 보여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후계체제의 연착륙을 위해선 주민들의 생활수준 제고가 불가피한 만큼 현재의 대남 강경책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후계체제 안정화까지는 대남·대외 정책에서 근본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후계체제가 안정화 궤도에 들어서면 후계자의 치적 관리 차원에서 대남 라인을 정비하는 등의 변화를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의 후계 구축이 대남 관계에 긍정적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만만찮다. 북한 전문 인터넷 매체인 데일리NK의 손광주 편집인은 “김정은으로의 후계 구축은 ‘백두 혈통’이 북한을 이끈다고 대내외에 알린 것”이라며 “따라서 후계 구축은 북한 정권의 ‘변화’가 아니라 현 북한의 통치체제를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세습 선언’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획기적인 개혁·개방에 나설 수도 있다고 기대하는 것은 일방적인 바람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후계 구축 과정에서 북한이 내부적으로 흔들릴 경우 한반도의 긴장 고조로 이어질 수도 있다.

서재진 통일연구원장은 “북한이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한 사과와 같은 조치를 취한다면 남북관계가 전향적으로 바뀔 수 있다”며 “결국 남북관계의 향방은 북한이 새롭게 판을 짜면서 얼마나 변화할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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