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농구 대표팀의 ‘마지막 생존경쟁’이 뜨겁다.
이번 소집에는 국내 최장신(2m21㎝) 센터 하승진(25·KCC·사진)이 합류했다. 그는 지난 시즌 막판 종아리를 다친 후 재활하느라 대표팀 1~2차 소집 및 해외 전지훈련에 함께하지 못했다. 남자농구 대표팀이 최종 엔트리보다 한 명 더 많은 13명을 뽑아 경쟁을 이어가는 것도 바로 하승진 때문이다.
하승진은 7개월여 동안 긴 재활을 거쳤음에도 아직 몸 상태가 좋지 않다. 그는 27일 “컨디션이 좋았을 때 몸 상태를 100이라고 한다면 현재는 50 이하다. 솔직히 좋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유재학 대표팀 감독은 하승진의 상태를 지켜본 후 다음달 중순께 최종 엔트리 12명을 결정할 계획이다. 국내 최장신 하승진은 대표팀의 국제경쟁력을 위해 꼭 필요하지만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다면 엔트리에서 뺄 수밖에 없다. 유 감독은 “하승진이 5분이라도 뛸 수 있다고 판단되면 데려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유 감독은 이달 초 남자농구 세계선수권이 열린 터키를 찾아 경쟁팀 전력을 분석했다. 그는 중국·이란·요르단·레바논의 전력을 살펴본 후 “경쟁팀에는 김주성처럼 키가 크고 빠른 선수가 팀당 3~4명씩 있다. 여기에 확실한 센터 자원도 한 명씩 갖추고 있다”며 걱정했다. 그는 이어 “승진이가 승부처에 투입돼 상대 빅맨들을 수비해주고 중요한 리바운드 몇 개만 잡아주더라도 팀에는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하승진의 부상은 대표팀의 큰 고민거리다. 하지만 동시에 코칭스태프가 하승진의 합류 여부를 두고 고민한 덕분에 최종 엔트리 12명 안에 들어가려는 대표팀의 내부경쟁이 막판까지도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유 감독은 당초 이른 시일 안에 최종 엔트리를 확정할 계획이었지만 마음을 바꿨다. 그는 “마지막까지 경쟁을 유도해 선수단에 긴장을 줄 생각”이라고 했다.
하승진은 “그동안 밖에서 대표팀이 열심히 훈련한다는 소식을 많이 들었다. 직접 와서 보니 예상대로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진다”며 “반드시 살아남아 5분이 아니라 1분이라도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정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