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없는 반항'의 감독 니컬러스 레이 회고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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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의 '영원한 청춘'으로 기억되는 제임스 딘이 주연한 '이유 없는 반항'(1955년)은 1950년대 미국 청춘영화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단지 우유를 벌꺽벌꺽 마시는 행위 하나로도 젊음의 불안과 방황을 표현했다. 가족과 사회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청춘의 육체적.도덕적 고통을 드러낸 이 영화를 연출한 감독은 니컬러스 레이(1911~79.사진). 유럽 평단에선 환영받았으나 정작 미국에선 소홀한 대접을 받았던 그는 주로 사회적 관습과 규범에서 한발 비켜난 아웃사이더를 그린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재능을 간파했던 프랑스 감독 프랑수아 트뤼포는 "레이를 거부하는 사람들은 영화관에 가지 마라. 더 이상 영화를 보지 마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니컬러스 레이의 영화 인생을 돌아보는 회고전이 15~24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데뷔작 '그들은 밤에 산다'(49년)부터 타자의 문화에 대한 사려 깊은 인식을 담은 '야생의 순수'(60년)까지 총 12편이 상영된다. 50년대 할리우드 감독 가운데 가장 시적인 연출가로 꼽히는 레이의 진가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예컨대 군중의 히스테리를 묘사한 독특한 서부영화인 '자니 기타'(54년)는 50년대 미국을 휩쓸었던 매카시즘(반공산주의)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들어간 당대의 유일한 영화로 평가된다. 자기파괴적 열정과 그에 따른 소외감을 그린 '고독한 영혼'(50년), 약물에 중독돼 점점 몰락해가는 중산층 가장을 다룬 '실물보다 큰'(56년) 등도 소개된다. www.cinemathequeseoul.org 참조. 02-3272-8707.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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