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다이어트 마사지기, 중동 비만 잡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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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 장 사장(左)이 뚱뚱한 체형의 이집트 여성의 팔에 지압식 마사지기를 착용시켜 효과를 직접 체험하게 해주고 있다.

뚱뚱한 사람이 많기로 유명한 중동에서 한국의 중소기업이 만든 다이어트 마사지기가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

건강기구 제조업체인 보디콘의 장동원(40)사장은 최근 열렸던 카이로 국제박람회에서 선보인 지압식 마사지기 '슬림E'가 중동에서 큰 인기를 끌어 싱글벙글이다.

10일간의 박람회 기간에서 주문받은 물량만 800만달러어치. 직원 30명의 중소기업으로 첫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중동 지역을 찾았던 장 사장은 예상치 않았던 주문물량을 받고 자신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현지 바이어들의 관심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수량만 맞춰달라"고 대량주문을 해오는가 하면 "TV광고도 하겠다"며 독점 수입권을 달라는 사람까지 있다고 장사장은 소개했다.

중동인들은 육류와 유제품을 주로 먹는 식생활 전통을 가졌지만 운동을 거의 안 하기 때문에 인구의 절반 가량은 항상 비만에 시달리고 있다. 중동의 최대 성인병도 비만에 따른 당뇨병이다. 특히 이슬람 전통 때문에 외부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여성들의 비만은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집안에서 간단히 착용하기만하면 지방을 쉽게 분해해주는 지압식 마사지기가 이들의 눈을 끌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보디콘사의 제품은 가볍고 작은 슬림형이어서 더욱 인기를 끌고있다는 것이 현지 바이어들의 설명이다.

카이로 무역관(KOTRA)의 고규석관장은 "최근 중동 내에서 불고 있는 '비만과의 전쟁' 분위기에 딱 맞아떨어진 제품"이라며 "시장의 성격과 흐름을 제대로 알고 진출한 성공사례다"고 설명했다. 장 사장은 "앞으로 지압조끼.다이어트용 핫팬츠 등 다양한 제품들을 곧 중동에 소개할 예정"이라며 "이 제품으로 중동인들을 날씬하게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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