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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혁의, 양준혁에 의한, 양준혁을 위한 ‘굿바이 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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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양준혁이 19일 은퇴경기를 치른다. 사진은 지난 7월 롯데전서 끝내기 안타를 친 양준혁. [삼성구단 제공]

프로야구 ‘기록의 사나이’ 양준혁(41·삼성)이 성대한 은퇴식으로 팬들에게 작별인사를 고한다. 삼성구단은 올 포스트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하는 양준혁의 은퇴 경기를 19일 SK전이 열리는 대구구장에서 치르기로 했다.

삼성은 프랜차이즈 스타의 아름다운 퇴장을 위해 최고의 은퇴식을 준비했다. 1억원을 들인 은퇴식의 테마는 ‘Blue Blood(파란 피) in NO.10’으로 정했다. 삼성의 고유색인 파란색과 그의 등번호 10번을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뜻이다.

양준혁과 팬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 줄 이벤트가 다채롭게 준비돼 있다. 양준혁은 대학 은사인 도성세 전 영남대 감독을 비롯해 50여 명의 지인을 은퇴 경기에 초청했다. 경기 전 부친 양철식씨가 시구를 하고 양준혁이 시타를 한다. 5회 말 종료 후 전광판을 통해 각계각층 인사들의 축하 메시지가 전달되고 경기 후에는 양준혁이 리무진카를 타고 그라운드를 돌며 고별 퍼레이드를 한다. 양준혁의 등번호 10번은 영구 결번된다.

팬들은 이날 경기의 입장권을 확보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예매분 7000장은 모두 팔렸다. 남은 현장 판매분 3000장을 사기 위해 19일 아침부터 대구구장 매표소는 장사진을 이룰 전망이다. 삼성은 입장 관중 전원에게 양준혁 은퇴 기념 손수건을 선물하며, 당일 입장 수익(2400만~3000만원 예상)을 양준혁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양준혁은 이날 경기에 선발 출장해 자신의 포지션이었던 1루수와 좌익수·우익수를 3이닝씩 번갈아 맡을 예정이다. 등장 테마곡은 DJ DOC의 ‘나 이런 사람이야’로 정했다.

삼성은 과거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선수 생활을 그만둘 때 그다지 좋은 관계로 이별하지 못했다. 이만수 SK 수석코치는 은퇴 과정에서 구단 프런트와 마찰을 빚었다. 김시진 넥센 감독과 장효조 삼성 2군 수석코치는 롯데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 경기를 뛰었다.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출신의 김성래도 SK에서 은퇴했다.

그러나 최근 삼성은 프랜차이즈 스타들을 각별하게 챙기고 있다. 2007 시즌 후 김한수를 시작으로 2008년 전병호, 2009년 김재걸 등 삼성 유니폼을 입고 십수 년 넘게 활약한 스타들의 은퇴식을 치러 주고 코치로 예우를 해 줬다. 김한수와 전병호는 2군과 재활군에서, 김재걸은 1군 코치로 활약 중이다. 양준혁도 본인이 원한다면 구단의 지원을 받아 해외연수를 떠날 수 있다.

1993년 삼성에서 데뷔한 양준혁은 통산 2133경기에 출장하며 타석에 설 때마다 타자 부문 기록을 새롭게 썼다. 출장 경기 수는 물론 타수(7327)와 홈런(351)·안타(2318)·루타(3879)·타점(1389)·득점(1299)·사사구(1380) 등에서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한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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