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불확실성 되풀이하면 불씨 바로 꺼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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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전문가들은 "살아나는 경기의 불씨를 키우려면 정책의 불확실성을 없애고 기존에 추진하던 경기 부양 정책을 한결같이 추진하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정치권이 지나친 개혁 명분에 사로잡혀 경기를 다시 고꾸라지게 하는 반(反)경제적 정책들을 추진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연구위원은 "그동안 가장 큰 문제는 경제 주체들이 정부 정책을 신뢰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애초 정부가 약속한 대로 올해는 경제에 올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시점에서 다시 분배를 강조하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고 말했다.

허찬국 한국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센터장은 "최근 내수 경기가 일부 살아나는 모습을 보고 1~2개월 사이에 소비가 확 살아날 것처럼 확대 포장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대신 그는 "소비자들은 사회가 불안하면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릴 수밖에 없다"며 "국민이 불안하게 느낄 수 있는 일을 정치권에서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양대 나성린 교수는 "정책의 불확실성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쪽에서는 경기를 살리겠다고 하면서 다른 쪽에서는 접대비 실명제와 같은 정책을 밀어붙인다면 살아나는 불씨는 곧바로 꺼진다는 얘기다.

비자코리아 김영종 사장은 "일본도 소비세를 올리면서 10년 불황이 왔다"며 "중산층에 불안감을 주지 않는 정책을 써야 한다. 지금은 갈림길에 있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홍순영 상무는 "수출 증가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과 내수가 회복되려는 시기가 겹치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면서 "이 불씨를 지피기 위해서는 환율정책을 제대로 펴 수출 급락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정부도 경기 불씨가 커질 수 있도록 상반기에 확실하게 재정을 조기 집행하고, 하반기에는 종합 투자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윤.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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