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살롱 장부 수사에 목포가 발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전남 목포 한 룸살롱 마담이 작성한 노트. 목포지역 기업인과 공무원 등 400여 명의 신상과 술값 낸 사람, 성매매 나간 사람 등이 적혀 있다. [연합뉴스]

전남 목포의 한 유흥업소에서 성매매 기록 등이 담긴 비밀장부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목포경찰서 정환수 형사과장은 14일 “목포시내 A룸살롱에서 400여 명의 전화번호 등이 자세하게 기록된 속칭 ‘2차 장부’를 확보해 성매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장부는 경찰이 6월 룸살롱 여종업원과 손님 사이의 폭행사건을 수사하던 중 성매매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룸살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찾아낸 것이다.

A룸살롱 마담이 작성한 이 노트는 모두 3권으로 지난해 9월부터 작성됐다. 첫 번째 노트엔 매일매일의 매출액과 술자리의 손님 숫자 등을 적었다. 두 번째 노트에는 성매매에 나선 여성을, 세 번째 노트에는 남성의 휴대전화 번호를 기록해 놓았다. 경찰은 압수한 3권의 장부에 나오는 400여 명을 대상으로 두 달 넘게 수사를 벌여 이 가운데 200명을 소환해 조사를 마쳤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목포지역이 발칵 뒤집혔다. 목포지역 기업인과 공무원 등이 연루됐다는 소문이 확대 재생산되는 등 ‘마담 노트’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경찰은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형사과 직원 대부분을 이 사건에 투입하고 있으나 성매매가 모텔 등 은밀한 곳에서 이뤄져 진위를 가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사건의 성격상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형사과 사무실은 조사를 받으러 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정환수 과장은 “노트에 적혀 있다고 해서 성매매를 했다고 단정할 수 없어 꼼꼼하게 조사하고 있다”며 “성매매를 했는지를 가려내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으며 남성들의 직업 등 신상은 상세하게 분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목포=유지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