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비난한 가르시아, 심판 찾아가 “죄송합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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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롯데 카림 가르시아(왼쪽)가 14일 홈 경기 직전 심판실을 찾아 고개 숙여 사과했다. [부산=뉴시스]

프로야구 롯데의 외국인 타자 카림 가르시아(35)가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야구위원회(KBO)를 비난하는 글을 올려 파문을 일으켰다. 심판 판정에 대한 항의로 퇴장당한 뒤 KBO로부터 중징계를 받자 강한 불만을 터뜨린 것이다.

가르시아는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스트라이크-볼 판정에 항의하다 이민호 주심을 향해 배트를 겨눠 퇴장 명령을 받았다. 그는 5월 20일 군산 KIA전에서도 볼 판정에 항의하면서 배트를 집어던져 퇴장을 당한 적이 있다.

KBO는 13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가르시아에게 벌금 300만원과 정규시즌의 남은 7경기 출장 금지 징계를 내렸다. KBO는 “가르시아는 가중 처벌 대상이므로 징계가 무거워진 것”이라며 “5월 20일 경기 뒤 ‘사태 재발 시 출장 금지를 포함한 가중 처벌을 한다’는 공문을 롯데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당시 롯데 구단은 공문 내용을 가르시아에게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르시아는 14일 새벽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항의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KBO의 징계는 공정하지 못했다. 선수나 감독이 심판에게 항의하는 건 야구의 일부분”이라고 주장했다. 그 이전에 올린 문구는 강도가 더 높다. 가르시아는 13일 밤 ‘멍청한 KBO(Stupid KBO)’ ‘한국 심판은 최악(Terrible Worst)’이라는 표현을 트위터에 올렸다. 현재 이 메시지는 가르시아의 트위터에서 삭제된 상태다.

‘가르시아가 한국 야구를 무시한다’는 비난 여론이 일고 KBO가 추가 징계를 논의하자 가르시아는 14일 사직 경기에 앞서 심판실을 찾아가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가르시아는 “출장 금지 징계와 관련해 한순간의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다. 그동안 심판 판정에 피해의식을 갖고 너무 민감하게 반응했던 것 같다. 앞으로 모범적 태도로 달라진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KBO는 “가르시아가 14일 밤 KBO에도 전화를 걸어와 트위터 내용에 대해 사과를 했다”며 가르시아와 롯데 구단에 엄중 경고하는 것으로 사태를 일단락지었다.

배재후 롯데 단장은 “가르시아가 심판을 자극하는 행동을 했다. (출장 금지를) 받아들이겠다”며 “구단의 자체 징계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그 정도 행동으로 7경기 출장 금지 처분을 내린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가르시아를 감쌌다.

최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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