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 입시 변화에 따른 내신 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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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강일구 ilgoo@joongang.co.kr]

글=최석호 기자
일러스트= 강일구

외고 희망생, ‘동(同)’석차 인원까지 따져봐야

외고 입시에서는 2학년 1학기부터 3학년 2학기까지 4개 학기 영어 내신만 반영한다. 특정 학기에 가중치를 두지는 않지만 1단계에서 영어 내신 성적만으로 1.5~2배수를 선발하기 때문에 영어 내신 관리가 당락에 미치는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1개 학기 40점 만점 기준으로 1등급(내신 4%)인 경우에는 40점, 2등급(내신 11%)은 38.4점, 3등급(내신 23%)은 35.6점이 주어진다. 1·1·2·2등급인 경우와 1·1·1·3등급인 경우, 4개 학기 평균내신이 1.5등급으로 같아도 160점 만점에 각각 156.8점과 155.6점으로 점수 차가 벌어진다<표1 참조>. 하늘교육 임성호 기획이사는 “예년 합격생들의 영어 내신 성적을 고려했을 때 서울권의 경우 1·1·2·3등급(160점 만점 중 154점), 내신 비중이 높았던 지방권 외고의 경우 1·1·1·2등급(160점 만점 중158.4점) 정도가 합격 가능선이었다”며 “올해는 영어 내신만으로 1단계 합격생을 가리기 때문에 1개 학기라도 3등급 이하로 내려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영어 내신을 반영할 때 ‘동(同)석차’가 적용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전교생이 400명인 중학교에서 어떤 학생의 등수가 14등이고 같은 석차의 학생이 9명이라고 가정해보자. 현재 석차만으로 본다면 3.5%에 해당돼 1등급을 받을 수 있지만, 같은 석차의 학생들을 반영할 경우 최종 석차(개인 석차+(동석차-1)/2)는 18등으로 내려가 결국 석차백분율은 2등급으로 바뀐다<표2 참조>.

과학고, 입학사정관 방문 대비할 필요도

과학고는 지난해 국어·영어·수학·과학교과 내신을 반영했지만 올해는 수학과 과학교과 내신만 반영한다. 서울권 중학교 학생 수는 11만9529명인데 전국 과학고 선발인원은 1580명으로 전국 학생 수 67만 6887명의 0.23%에 불과하다. 분당청솔학원 이석근 중등부 컨설팅실장은 “예년에는 구술면접 등으로 내신 3~4%인 학생들도 합격하는 사례가 있었다”며 “그러나 올해는 내신반영 과목이 축소된데다 구술·지필고사도 폐지되면서 수학·과학내신 성적을 적어도 1~1.5% 이내에서 유지해야 합격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입학사정관이 개별 학교를 방문하면서 수학·과학 이외의 기타 교과 성적도 참고할 수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내신 관리가 필요하다.

전국 단위 자율형 사립고, 과목 유·불리 살피길

하나고와 민사고는 중학교 내신 성적을 1학년 1학기부터 반영하는 반면, 용인외고와 상산고, 포항제철고 등 대부분의 학교는 1학년 내신 성적을 반영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1학년 내신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들의 경우 하나고와 민사고보다는 다른 학교에 지원하는 게 유리하다. 또 용인외고와 하나고, 포항제철고, 광양제철고, 김천고 등은 3학년 2학기 성적까지 반영하기 때문에 끝까지 내신관리를 해야 한다. 상산고와 북일고는 3학년 1학기 내신 반영비율이 50%로, 당락에 미치는 영향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민사고와 현대청운고, 김천고도 3학년 1학기 성적을 40% 반영한다.

민사고는 전 과목 내신 성적을 반영하며, 국어·영어·수학·과학교과의 반영비율이 높다. 용인외고는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등 5개 과목을 1차적으로 반영하고 추가로 학생이 선택한 3개 과목을 반영한다. 선택과목의 경우 수학 과목과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중 자신 있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지만, 세 과목 중 두 과목을 수학으로 선택할 수 있어 수학의 가중치가 크다. 광양제철고와 포항제철고 2단계에서도 수학 반영비율이 30%로, 다른 과목에 비해 높다.

임 이사는 “예년 합격생들을 기준으로 민사고는 3%, 상산고는 2~3%의 수준에서 내신 합격선이 결정됐다. 전국 단위 자율형사립고를 고려하는 학생이라면 목표 학교에서 반영하는 교과의 내신성적을 3% 이내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율형사립고는 내신반영 방법이 학교마다 달라 자신 있는 과목의 내신 반영 비중이 높은 학교를 목표로 내신 준비를 해나가는 게 최선의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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