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글로벌 민·관 공조 발동 걸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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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세계 유명 CEO들이 한자리에 모여 토론하는 사상 초유의 모임이다. 이번 대회가 성공해 G20과 연계한 행사로 제도화되기를 기대한다.”(피터 브라벡 네슬레 회장)

외국의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120명이 모여 경제 문제를 논의하는 서울 주요 20개국(G20) 비즈니스 서밋(Business Summit)의 첫 중간회의가 14일 중국 톈진(天津)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선 11월 서울 G20 정상회의 직전에 열리는 G20 비즈니스 서밋에 채택될 보고서를 점검했다.

◆보고서 놓고 격론=이날 회의에는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의 12개 소주제별 컨비너(회의 주재자) 측 관계자들과 퀄컴·보쉬 관계자 등 모두 43명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재생에너지 분야의 컨비너를 맡은 SK를 비롯해 한진·한화·현대중공업·KT·롯데 관계자가 참석했다. 네슬레(피터 브라벡 회장)와 인포시스(S 고팔라크리슈난 대표)는 CEO가 직접 참석했다.

회의에서는 ‘지속 가능한 균형 성장을 위한 기업의 역할’을 주제로 한 최종 보고서 내용을 두고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무역·투자, 금융, 녹색성장,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 4개 의제와 각 의제를 3개의 소주제로 나눈 12개 분야별 보고서 내용을 놓고 하루 종일 조율작업이 이뤄졌다.

영국계 아프리카 기업으로 다이아몬드업체 드비어스 지분 80%를 보유한 앵글로아메리카의 최고의료책임자(CMO) 브라이언 브룩 박사는 “기업들이 직접 아프리카 건강 문제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직위 오영호(한국무역협회 부회장) 집행위원장은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은 하루 만의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수차례 사전회의를 통해 CEO들이 공동으로 보고서를 만들고, 이를 정상회의와 연결해 G20의 신뢰성을 높이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참석 대상·전용기 고심=세계 유명 CEO 120명을 한자리에 모으는 전례 없는 이 시도를 위해 지난 3월 조직위가 가동됐다. 컨설팅업체 맥킨지가 ‘지식 파트너’로 참여해 보고서 작성 실무를 돕고 있다. 당초 참가에 소극적이었던 유명 CEO들도 행사 취지를 이해하고 속속 참여를 결정했다. 특히 금융 분야에서 씨티·HSBC·도이체방크·스탠다드차타드·노무라·중국초상은행 등 유명 금융회사 CEO가 대거 참석한다. ‘철강왕’ 락시미 미탈과 다수의 유명 에너지업체 CEO도 온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도 방문을 놓고 최종 조율 중이다. 하지만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조직위가 공을 들였으나 끝내 초청이 무산됐다.

초청 CEO들을 120명으로 제한하면서 초청받지 못한 국내외 업체들로부터 항의성 초청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는 게 조직위의 설명이다. 국내 기업의 경우 아예 형평성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하는 자산 기준 12위로 한정했다. 당초 한화(13위)는 순위 밖이었지만 워크아웃 중인 금호아시아나그룹 대신 초청받았다.

외국 CEO들은 대부분 전용기를 타고 올 예정이어서 비행기 보관장소 확보도 비상이다. 일부 CEO의 경우 전용기 2대가 올 예정이고, 각국 정상들도 모두 전용기를 타고 올 예정이어서 행사를 앞두고 한꺼번에 100대 이상의 비행기 보관장소가 필요하다. 하지만 성남 비행장 등의 수용 능력에 한계가 있어 당국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톈진=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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