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2004년 순익 2조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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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우리은행의 순이익이 2조원에 육박하는 등 시중은행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다. 영업 부문의 이익도 늘었지만 법인세 조정, 수백억원에 이르는 SK네트웍스 정상화에 따른 충당금 환입, 대러시아 경협차관 자금의 연체이자 회수와 같은 '특수요인'에 따른 영향도 컸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투자은행(IB) 영업 호조와 외환 관련 이익 증가 등 비이자이익의 증가에 힘입어 당기순이익이 1조9967억원으로 전년 대비 49.9% 급증했다고 2일 밝혔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당기 순이익을 1조원 안팎으로 예상했으나 결과는 이의 두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중 7067억원이 기업회계기준과 법인세법이 손익 기준 차이로 인해 세금 납부액을 더 많이 쌓았다가 당기순이익으로 회계 조정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법인세 조정분을 빼면 실질적인 당기순이익은 1조2900억원으로 2003년(1조3322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얘기다. 우리은행은 또 영업이익(매출)의 경우 위험관리 강화로 인한 우량자산 증대와 시스템 개선, 카드부문 합병, 비이자 이익 확대 등에 따라 3조7922억원을 기록, 전년보다 10.8% 증가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3분기까지 순이익이 1조원을 넘었지만, 지난해 전체 순이익은 5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됐다. 국민은행의 순이익이 갑자기 줄어든 이유는 대손충당금 때문이다. 대손충당금은 은행이 빌려준 돈 가운데 회수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는 부분에 대해 미리 쌓아 두는 자금을 말한다. 대손충당금은 금융감독원 기준이 있지만 최소 기준만 정해놓고 있어 은행 재량에 따라 증감이 가능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자산 건전성 차원에서 충당금을 대폭 쌓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도 전년의 두 배 수준인 1조47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하나은행 측은 SK네트웍스 충당금 환입, 대러 경협차관 자금 회수, 잠실 전산센터 매각 등으로 이익이 많이 늘었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지주는 지주회사로 전환한 지 3년 만에 1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달성했다. 신한지주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조503억원으로 전년(3630억원)에 비해 189.3% 증가했다고 밝혔다. 순이익을 자회사별로 보면 신한은행이 8441억원을, 조흥은행이 2652억원을 기록했다.

김창규.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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