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혼·레비, 한국의 이란 제재 방안 “만족”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정부가 지난 8일 발표한 대 이란 제재 방안에 대해 미국 행정부에서 잇따라 긍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정부 소식통이 10일 전했다. 소식통은 “로버트 아인혼(사진) 대 북한·이란 제재조정관과 스튜어트 레비 재무부 차관이 한국이 발표한 이란 제재 방안에 대해 ‘좋다. 만족한다(Pleased)’는 입장을 미 행정부 내의 관련 업무 담당자들에게 표명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소식통은 “아인혼 조정관은 지난달 방한해 ‘한국이 이란 제재에 역할을 해주기 기대한다’고 공개 언급하는 등 강도 높은 제재 동참을 촉구해 왔고, 레비 차관도 한국 관리들을 여러 번 만나 멜라트 은행 서울지점 등에 강력한 제재를 요청해 온 인물”이라며 “미국의 이란 제재 사령탑 격인 두 사람이 우리 정부 발표안에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건 이란 제재 방안을 놓고 한·미 간에 별 이견이 없음을 확인시킨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외교 소식통은 특히 미국이 폐쇄를 원해온 멜라트 은행 서울지점에 대해 정부가 2개월 영업정지를 결정한 것과 관련해 “(아인혼·레비 등) 미국 측이 100% 만족하지 않았을지는 몰라도 한국이 어려운 처지에서 최선을 다했음을 인정해 긍정적 평가를 내린 것”이라며 “멜라트 은행 같은 금융기관은 국내법상 수개월의 영업정지밖에 할 수 없지만, 기간이 끝나도 영업정지를 다시 연장하고 또 연장하면 결국 폐쇄에 준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설명에 미국도 수긍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도 정부의 이란 제재안 발표 직후 공동 환영성명을 낸 바 있다. 또 보수 성향 미국 유력 일간지인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10일 “한국의 독자적인 대이란 제재 발표는 용기 있는 행위이자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사설을 통해 평가했다.

강찬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