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두 달 연속 동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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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동결했다. 지난 7월 2008년 8월 이후 2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이후 두 달째 제자리다.

금통위는 9일 정례회의를 열고 현재 연 2.25%인 기준금리를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주요국 경기 상황이 불투명해졌다는 점을 감안한 결정이다.

금통위는 이날 발표한 ‘통화정책 방향’에서 미국 같은 선진국의 성장세가 둔화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달 ‘선진국 경제가 대체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언급과는 톤이 바뀌었다. 지난달 27일 발표된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1.6%(연율 환산 잠정치)로 한 달 전의 속보치 2.4%에 크게 못 미쳤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국내 경기는 상승세를 이어가지만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 총재는 세계 경제가 더블딥(잠깐 경기 회복 후 재침체)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 경제의 회복 속도는 떨어질 수 있으나, 현재 미국에서 추가 부양책이 논의되고 있어 회복 기조는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국내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대 중후반이지만 앞으로 경기 상승세에 따른 수요 압력 증대와 공공요금 인상, 농수산물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물가가 뛸 공산이 크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올해 4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2%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한은의 물가관리 목표 기준치인 3.0%를 넘어서는 수치다.

김 총재는 이에 따라 “지금 당장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세계 경제의 불안 요인이 해소된다면 한은이 추구하는 금리 정상화 기조는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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