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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인공위성·로켓 등 부스러기'우주 쓰레기'관리 강화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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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1978년 옛 소련의 군사위성 잔해가 캐나다에 떨어져 인근 지역 방사능 물질에 오염. 1996년 프랑스 소형 정찰위성, 궤도를 떠다니던 로켓 파편과 충돌해 크게 파손. 1997년 로켓의 연료탱크가 미국에 떨어져 민가에 피해….

수명을 다한 인공위성이나 로켓의 잔해.파편 등 '우주 쓰레기'로 인한 피해가 계속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발벗고 나섰다. 23일자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일본을 비롯한 67개국이 가맹한 '유엔 우주공간평화이용위원회'는 이달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의를 열고 우주쓰레기 처리와 안전관리 방안에 대한 국제지침을 만들기로 했다.

▶인공위성은 설계단계에서부터 쓰레기를 발생시키지 않는 재료.부품을 쓰고 ▶수명이 다한 인공위성이 고도 2000㎞ 이하의 궤도로 내려오면 이를 제어, 안전하게 바다에 낙하시키며 ▶사용 후 위성이 정지궤도에 있으면 다른 위성과 충돌하지 않도록 궤도를 변경하고 ▶위성이 기능을 다하면 공중에서 폭발하지 않도록 연료를 소진시킨다는 내용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관측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지구를 돌고 있는 10㎝ 이상 크기의 우주쓰레기는 1만개 이상. 작은 것까지 포함하면 수백만개에 달한다. 아주 작은 쓰레기라도 다른 인공위성이나 우주선에 위험이 되는 이유는 바로 속도 때문이다. 일단 궤도에 올라온 물체는 평균 시속 3만6000㎞의 속도로 날아간다. 군용 소총에서 발사되는 총알(시속 3500여㎞)보다 10배 이상 빠른 것으로 아무리 견고한 우주선이라도 일단 부딪치면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2001년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와 도킹 상태에 있던 국제우주정거장(ISS)에 괴 비행체가 무서운 속도로 접근, 자체 로켓을 가동해 겨우 충돌을 피한 사건이 있었다. NASA의 조사 결과 이 비행체는 며칠 전 우주 유영을 하던 우주비행사가 실수로 놓친 15㎝짜리 공구였음이 밝혀졌다.

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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