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릴레오號 목성 13년탐사 마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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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지난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골드스톤에 있는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센터 레이더에는 지구로부터 7억5천만㎞ 떨어진 목성 탐사선 갈릴레오가 보내는 무선 신호가 잡혔다. 신호는 목성의 16개 위성 중 하나인 아말테아가 구멍이 숭숭 뚫린 감자처럼 생겼음을 보여주는 사진 정보였다. 이 신호 송출은 1989년 10월 지구를 떠나 13년간 우주 대장정을 펼친 갈릴레오의 마지막 임무였다.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인 목성의 대기·위성 탐사를 끝으로 입력된 '임무 프로그램'이 종결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NASA는 지난 17일 "수주 동안 목성의 강한 방사선에 노출돼 고장을 일으켰던 갈릴레오가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했다"고 발표했다. 1610년 망원경으로 목성 위성 4개를 찾아낸 과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이름을 딴 탐사선 갈릴레오는 미국과 유럽연합이 16억달러(1조9천2백여억원)를 쏟아부은 야심찬 공동 프로젝트(www. jpl. nasa. gov/galileo).

탐사선은 그동안 눈부신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중량 2.2t의 이 탐사선은 소행성 가스파라·아이다를 근접 촬영했고, 95년 12월 목성궤도에 도착한 뒤에는 목성 지표면에서 나타나는 거대한 태풍현상을 관측했다. 또 목성의 위성인 이오의 표면에서 벌어지는 왕성한 화산활동을 촬영해 지구로 보냈으며, 또다른 위성인 유로파의 표면 얼음층 아래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음도 알려왔다.

최종임무를 완수한 갈릴레오는 내년 9월까지 목성을 선회하다가 목성표면으로 떨어져 운명을 마친다. 갈릴레오가 우주를 영원히 떠다니도록 놔둘 수도 있지만 그럴 경우 우주를 인간이 오염시키게 돼 이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NASA 측은 설명했다.

강홍준 기자

kang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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