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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너스 어떻게 굴릴까 이 궁리 저 궁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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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6면

꽁꽁 언 날씨를 녹여줄 만한 따뜻한 소식 한가지. 적잖은 직장인들이 올 연말이나 내년초쯤 두둑한 보너스를 손에 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업종별·회사별로 차이는 꽤 날 듯하다. 지난 5∼11일 본지가 조인스닷컴(www.joins.com)을 통해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과반수(56%)의 직장인들이 보너스를 받을 것 같다고 응답했다. 그중엔 1백만∼5백만원 가량의 보너스를 예상한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1백만원 이하 또는 1천만원 이상을 기대하는 이들도 있었다. 보너스를 한푼도 못받은 채 썰렁한 연말연시를 보내게 될 직장인들에겐 미안하지만 1백만원이든 1천만원이든 연말 보너스를 받을 직장인들은 금액별로 알차게 보너스를 굴려볼 방법을 생각해 보자. 쓸 곳이 빡빡하게 정해져 있는 월급과 달리'+α'로 받는 보너스는 용처가 따로 없기 때문에 자칫 왼쪽 주머니로 들어와 오른쪽 주머니로 새나가기 십상이다. 특히 1백만원 이하라면 '얼마 안되는데‥·'라는 생각에 술값으로 날리는 경우도 다반사다. 하지만 비록 소액이라도 알뜰살뜰 활용할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본지의 재테크 자문단이 권하는 보너스 활용법 중 1순위는 빚을 갚는 것이다.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포함해 대출을 쓰고 있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빚부터 갚는 게 남는 장사라는 것이다. 요즘 어떤 금융상품도 대출 이자 이상의 금리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빚을 갚으면 다음달부터 그만큼 이자 지출이 줄어들어 생활에 여유가 생기고 저축할 여력도 생긴다.

그럼 1백만원 이하의 보너스를 받은 사람중 빚이 없는 경우라면 어떻게 할까. 그간 가입해둔 비과세 저축이나 자유적립식 상품에 가능한 한도까지 최대한 돈을 넣는 게 좋다. 새로 만기가 짧은 예금에 드는 것보다는 기존에 들어둔 장기 상품에 돈을 추가로 넣는 게 수익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3년제 근로자우대저축에 가입하고 2년이 지난 사람이 보너스로 받은 1백만원을 모두 넣는다면 만기까지 1년만 맡기고도 3년제의 금리를 받게되는 셈이다.

국민주택1종채권 같은 우량 채권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5년짜리 장기 채권이지만 증권사 창구에서 언제든 팔아서 현금화할 수 있고 금리도 괜찮은 편이다. 현재 매매수익률이 5.76%인데 은행예금과 비교하면 연 7%대의 금리를 주는 셈이다.

조만간 돈 쓸 일이 생길 것 같아 급여이체 통장에 가만히 놓아두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단 하루가 되더라도 신종 머니마켓펀드(MMF)에 넣을 것을 권한다. 일반적인 급여이체 통장이 금리를 거의 주지 않는 데 비해 증권사의 신종 MMF는 언제든 원할 때 찾을 수 있는 데다 금리도 연 4.2∼4.4%나 제공한다. 만약 1개월 이상 묶어둘 수 있다면 클린MMF에 넣는 게 바람직하다. 클린 MMF는 30일만 넣어두면 환매 수수료가 없고 금리가 연 4.6%로 신종 MMF보다 약간 높다. MMF에 가입할 땐 펀드 규모가 수천억원 이상 되는 대형 펀드에 드는 것이 안전하다.

1백만∼5백만원의 보너스를 받는 직장인중 집이 없거나 25.7평 이하의 집 한 채를 갖고 있는 세대주라면 연말 전에 장기주택마련저축에 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비과세인 데다 연간 불입액의 40%(3백만원 한도)까지 소득공제를 해주므로 올해말에 보너스로 받은 3백만원을 넣는다면 1백20만원을 공제받을 수 있다. 다만 7∼10년간 장기로 돈을 묶어둘 수밖에 없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장기주택마련저축이 마뜩치 않은 사람 가운데 안정지향적인 성향을 가졌다면 은행권의 정기예금에 드는 게 무난하다. 은행마다 한시적으로 혹은 정책적으로 일반 정기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주는 정기예금이 있으므로 잘 골라서 들되 반드시 세금우대를 확인하고 가입하도록 한다. 인터넷으로 가입할 경우 금리를 더 준다는 점도 고려하자.

자문단 중 일부는 공격적인 성향의 투자자라면 주식투자 혹은 주식형 펀드에 도전해보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최근 종합주가지수가 700 부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연말 배당투자 시즌이기 때문에 한번쯤 도전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올해 실적이 좋은 기업 중 지난해에 배당을 많이 했고 올해도 많이 할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을 고르도록 한다.

다음으론 5백만∼1천만원, 혹은 1천만원 이상의 보너스를 받는 사람을 위한 재테크 방법을 성향별로 알아보자.

먼저 안정지향적인 투자자라면 은행권의 세금우대 정기예금 또는 투신사에서 운용하는 원금보존형 펀드에 들 만하다. 원금보존형 펀드란 펀드 자산의 대부분을 비교적 안전한 채권에 투자해 채권수익만으로 원금을 맞출 수 있게 한 뒤 나머지 일부를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설사 주식에서 돈을 까먹더라도 최소한 투자원금은 회수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투신사들이 판매 중인 장기채권형 펀드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채권형 펀드는 투자기간에 따라 초단기형·단기형·중기형·장기형으로 분류하는데 장기형이라면 최소한 1년 이상 투자하는 상품을 말한다. 단기 채권형 펀드에 가입하면 단기적인 금리의 오르내림에 영향을 받는다. 반면 투자기간이 길어질수록 안정적으로 자금을 운용해 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1년짜리 채권형 펀드라면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은 연 5.5∼6%의 수익률이 예상된다. 물론 이 수익률은 예상치일 뿐 은행의 확정금리형 상품처럼 금리를 보장해주는 것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공격적 성향을 가졌다면 전환형 펀드나 주식형 펀드가 적당하다. 전환형 펀드는 자산의 일부를 주식에 운용하다가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곧바로 펀드 내 주식을 모두 처분하고 남은 기간 중 채권 등 안전한 자산에 운용하는 펀드를 말한다. 같은 전환형 상품이라도 주식 투자비율이 높을수록 목표 수익률을 조기 달성할 가능성이 큰 반면 위험도도 높기 때문에 자신의 성향을 잘 파악한 뒤 고르도록 한다. 현재 투신사들이 선보이고 있는 전환형 펀드들은 7%대의 목표 수익률을 제시하고 있다.

주식형 펀드는 자산의 6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로 가장 공격적인 성향의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주가의 흐름에 따라 큰 수익이 날 수도 있지만 원금을 까먹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투자여건은 대선 이후 1∼2년간 주가가 상승했던 선례나 최근의 주가지수 흐름을 미뤄 볼 때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기에 괜찮은 편이다. 다만 금액을 한꺼번에 투자하지 말고 원금을 3등분 내지 5등분해 주가가 일부 하락할 때마다 순차적으로 가입하는 '분할투자법'이 보다 안전한 투자방법이다.

신예리 기자 shiny@joongang.co.kr

◇도움말 주신 분=김대환 미래에셋 삼성역 지점장, 김은미 국민은행 재테크 팀장, 김인응 우리은행 재테크 팀장, 김종민 현대증권 강남지점 대리, 박윤옥 외환은행 PB팀장, 조성환 굿모닝신한증권 금융상품부 차장, 한상언 신한은행 PB팀 재테크팀장<이상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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