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아파트 품귀현상 올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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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내년 이후 서울·수도권지역에서 새 아파트 입주물량은 올해보다 줄어들고, 특히 20평형 미만 소형 아파트는 점점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내년 부동산 시장이 전체적으로 침체할 것이란 전망에도 불구하고 소형아파트의 경우 품귀현상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는 중앙일보조인스랜드와 건설산업연구원·부동산114가 올해부터 2004년까지 서울·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을 분석한 결과다.

이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입주한 아파트(주상복합아파트 포함)는 17만5천1백여가구이지만 내년엔 이보다 6천6백여가구 적은 16만8천6백여가구, 2004년엔 16만6천4백여가구로 점점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다만 공급부족이 심한 서울의 경우 내년 한해 입주량이 '반짝' 증가한다. 올 한해 서울에서 입주한 아파트는 4만9천5백여가구이지만 내년엔 이보다 40% 정도 늘어난 6만9천5백여가구가 대기해 집을 구하는데 다소 숨통을 틔워줄 전망이다.

특히 강남이 3만8천7백여가구로 강북의 3만8백여가구보다 조금 많다. 하지만 2004년엔 다시 올해 수준의 5만90여가구로 줄어들고, 2005년엔 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닥터아파트 곽창석 이사는 "내년에 서울 입주물량이 늘어나는 것은 외환위기로 연기됐던 사업이 2000∼2001년 한꺼번에 쏟아졌기 때문으로 매매·전셋값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며 "하지만 서울의 신규 택지고갈과 재개발·재건축 규제 강화로 올해 분양물량이 지난해보다 40% 이상 감소해 이 물량이 입주하는 2005년 이후에는 집값이 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내년 이후 입주물량 가운데 주목할 점은 20평형 미만 소형 평형의 감소다. 올해 이 평형대 아파트는 8천9백30여가구가 입주했지만 내년엔 6천7백50여가구, 2004년엔 5천9백80여가구로 수도권 전체 입주물량의 3∼4%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재건축으로 인해 20평형 미만의 소형이 사라지고 30∼40평형대 이상 중대형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박사는 "소형아파트의 주 수요층인 신혼부부와 독신·노후부부 등은 증가하고 있는데 입주물량은 감소 추세여서 향후 이 평형대 공급이 크게 달리고 값도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변수는 있다. 다세대·다가구주택과 오피스텔의 입주물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세대주택은 올 9월까지 서울·수도권에서 13만3천3백여가구가 지어져 상당수가 입주했다. 소형 비율이 높은 오피스텔은 올해 1만8천여실, 2003년 4만6천여실, 2004년 7만여실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RE멤버스 고종완 사장은 "다세대주택과 오피스텔은 전·월세 등 임대시장에만 영향을 줄 뿐 매매시장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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