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중앙시조대상]첫 마음으로 詩의 집 짓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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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혼자만의 열병인 줄 알았습니다.

눈이 부실 때면 눈을 감았고 마음이 헐거워질 때는 빗장을 고쳐 걸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넘쳐나는 그리움을 감당 못해 뜬눈으로 쓰고 또 지운 편지를 덥썩 쥐어 부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당신의 회신이 왔습니다. 손을 내밀어 주셨습니다. 앞으로 더 좋은, 더 많은 편지를 써보라는 격려인 줄 압니다.

열광하는 삶보다는 한결같은 삶이 더 아름답다고 합니다.

다시 첫 마음으로 돌아가 언어의 무늬를 맞추고 모서리를 궁글리며 시의 집을 짓는 데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자 합니다.

부족한 글을 어여삐 보아주신 심사위원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또 연세대 사회교육원 시창작과정 오봉옥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눈을 띄워주신 이동륜 선생님과 파주문협 선생님들께도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사랑하는 남편과 세 아들 병문·병욱·병희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골목의 초입에 막 서툰 발목을 밀어넣는 기분입니다. 나는 그저 걸을 것입니다.

◇약력 ▶1947년 경남 함안 출생 ▶현재 방송통신대 국문과 재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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