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학년도 수능 개편] “환영” vs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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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발표된 2014학년도 수능 개편시안을 놓고 학생과 학부모, 교육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특히 수준별로 나뉘고, 최대 두 차례 시험을 봄에 따라 다르게 나올 시험 성적을 대학들이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였다.

우선 수능 2회 실시 방안에 대해 찬반이 팽팽했다. 중3 딸을 둔 학부모 이해라(42)씨는 “실수를 만회할 기회가 늘어나는 것이니 좋은 것 아니냐”며 반겼다. 중2 학부모인 김윤희(47)씨도 “단 한번의 시험으로 사실상 대입이 결정되는 것보다는 위험 부담을 분산할 수 있으니 잘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3 학부모 심미향(47)씨는 “두 번 볼지 여부는 선택이라지만 대부분 위험 분산 차원에서 두 번 보지 않겠느냐”며 “수능은 한 번만 치러도 중압감이 큰데 두 번을 봐야 한다면 스트레스가 더 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윤봉 인간교육실현연대 대표도 “수능은 시험 당일엔 비행기 운항 시간도 조정할 정도로 국가적인 사안인데 한 달에 두 번씩이나 보는 건 사회적 비용 낭비가 심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영·수의 난이도 구분(A형, B형)이 학업 부담을 줄여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이경자 공교육살리기연합 공동대표는 “대학이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높은 시험(B형)을 택한 학생에게 가산점을 줄 가능성이 크다”며 “B형을 위한 사교육비 부담만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목 서울 중동고 교감도 “개편시안의 성패는 결국 대학들이 난이도 차이를 어떻게 반영하느냐에 따라 판가름된다”고 예상했다.

반면 중1 학부모 이모(42)씨는 “진학희망 계열에 따라서는 굳이 어려운 과정을 공부할 필요가 없다”며 “난이도를 선택해 시험을 볼 수 있다면 시험 준비 대신 다른 탐구활동을 할 여유가 더 생겨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개편시안에서 국어와 수학에 한해 동시에 B형을 택할 수 없도록 제한한 것에 대해선 “학생 선택권 제한”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교원단체는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한국교총은 이날 “학습부담 완화, 사교육비 경감이라는 총론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시안의 각론에서는 보완해야 할 사항이 많다”고 지적했다. 전교조도 “수능을 한 달에 두 차례 시행하면 보름짜리 수능대비 전략상품이 나오는 등 사교육 시장의 확대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수련·박유미·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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