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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 꿈꾸는 안신애 … ‘안친해’란 별명은 옛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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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톡톡 튀는 개성과 외모의 안신애. 지난 시즌 신인왕인 그가 톡톡 튀는 실력으로 국내 여자골프 여왕 자리까지 넘본다. 사진은 이달 초 히든밸리 여자오픈에서 티샷하는 모습. [중앙포토]

스포츠에서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다. 바로 안신애(20·비씨카드) 가 그렇다. 안신애는 15일 끝난 하이원리조트컵 채리티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올 시즌 가장 먼저 2승 고지를 밟았다.

올 시즌 ‘빅3’로 손꼽혔던 서희경(24·하이트), 유소연(20), 이보미(22·이상 하이마트)를 제치고 상금랭킹 1위(2억9933만원)를 달리고 있다.

1m65㎝에 마른 편인 안신애는 다른 선수들과 달리 연습벌레가 아니다. 지금도 하루에 3박스 이상은 절대로 볼을 치지 않는다. 골프 연습을 마치면 친구들도 만나고 놀러다닌다. 골프와 일반 생활을 철저하게 구분한다.

안신애는 “연습은 짧고 굵게, 그 대신 즐겁게 하자는 게 내 지론이다. 연습장을 벗어나면 아예 골프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며 환하게 웃었다. 즐기는 골프를 몸소 실천하는 셈이다.

안신애의 이러한 생각은 외국에서 골프를 배웠기 때문으로 보인다. 안신애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58)를 따라 뉴질랜드로 전지훈련을 갔다 그곳에 정착했다. 어려서부터 운동에 소질이 있었던 그는 4년 만에 언더파를 쳤다. 중학교 1학년 때에는 뉴질랜드 최연소 국가대표가 됐다. 그곳 주니어 무대에서 15차례 우승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나 뉴질랜드는 한국에 비해 프로가 활성화돼 있지 않다. 그래서 미국 진출에 앞서 KLPGA투어에서 먼저 경험을 쌓기 위해 고등학교 2학년 때 국내로 돌아왔다.

오랫동안 외국에서 자유분방하게 생활하던 안신애는 국내 생활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톡톡 튀는 행동과 거침없는 말투. 여기에 곱상한 외모는 동료로부터 질시의 대상이 됐다. 안신애는 2008년 드림투어(2부 투어)를 거쳐 시드 순위전(6위)을 통해 지난해 정규투어에 합류했다. 하지만 동료들은 그에게 ‘안친애’ ‘안친해’란 별명을 붙여가며 싸늘하게 대했다. 거의 ‘왕따’가 된 안신애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한국 문화를 이해하게 됐고 자신이 먼저 동료에게 다가갔다. “처음에는 선배들에게 인사 똑바로 안 한다고 많이 혼났어요. 하지만 지금은 언니들만 보면 무조건 달려가 먼저 인사해요”라고 달라진 모습을 소개했다.

그런 안신애에게 동료들도 마음을 열고 대하기 시작했다. 마음이 편해지니 공도 잘 맞아 나갔다.

안신애의 올 시즌 평균 드라이브 거리는 240야드로 짧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정교한 퍼팅과 쇼트게임 실력이 최상위권이다. 라운드당 평균 버디 수가 3.58개로 1위다. 그동안 안신애는 버디도 많이 잡았지만 보기도 쉽게 했다. 하지만 지난 5월부터 한 달간 레슨프로인 리처드 우드하우스(호주)가 캐디를 맡으면서 경기 운영 능력이 부쩍 향상됐다. 안신애는 “우드하우스로부터 코스 메니지먼트에 대해 많이 배웠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상금왕·다승왕 기회를 잡은 만큼 절대 놓치고 싶지 않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안신애는 19일부터 나흘간 제주 더 클래식골프장에서 열리는 KLPGA 넵스 마스터피스대회(총상금 6억원)에서 시즌 3승에 도전한다. 골프전문채널 J골프가 낮 12시부터 전 라운드를 생중계한다.

안신애 10문 10답

① 좋아하는 음식=생선회

② 이상형=일단 키 크고(1m80㎝ 이상) 잘생긴 남자. 잘 웃고 눈웃음 잘 치는 남자.

③ 주량=소주 1병 ④ 취미=쇼핑, 수다떨기, 당구

⑤ 남자 친구=최근에 만나는 사람이 있다. 패션 쪽에 종사한다.

⑥ 결혼 계획=35세 이후. 주위에서 일찍 결혼하면 여자만 손해라고 한다. 결혼 전에 하고 싶은 것 다 해보고 싶다.

⑦ 한 달 용돈=300만원 정도며 돈 관리는 부모님이 하신다.

⑧ 가장 아끼는 물건=최근에 산 승용차(아우디 A6)

⑨ 애창곡=가수 유미가 부른 ‘별’(영화 ‘미녀는 괴로워’ 삽입곡)과 일본 가수 나카시마 미카가 부른 ‘유키노 하나’

⑩ 꿈=은퇴하면 절대로 골프 레슨은 하지 않을 것이다. 골프를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고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된 안니카 소렌스탐을 존경한다.


문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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