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97년 경선 불복' 사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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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나라당과 자민련의 이른바 '한·자 공조'가 가시권에 들어섰다.

6일 이인제(李仁濟)의원이 자민련 총재권한대행에 정식 취임하면서 이런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李대행은 이날 대전 K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199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 탈당해 출마한 데 대해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국민, 또 당사자에 대해 인간적으로 죄송한 감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 자신을 위해선 후회해 본 일이 없다"고 했다. 李대행이 97년 자신의 행위와 관련, 이회창 후보에게 사과의 뜻을 비친 것은 처음이다.

'李후보 지지 선언'을 하기 위한 자락 깔기로 해석됐다. 최근 충청권 판세가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다소 우위로 나타나자 한나라당의 자민련에 대한 '와도 그만, 안 와도 그만'의 태도도 바뀌고 있다. 자민련 사람들을 만나 李후보를 적극 지지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李대행은 서청원(徐淸源)대표가 직접 접촉한다. 하지만 자민련 속사정이 간단치 않다. JP 주변과 일부 의원은 "소극적 지지 의사가 적극적 행동으로 이어지려면 한나라당 쪽에서 먼저 성의있는 조치를 내놔야 하는 것 아니냐"며 줄다리기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 일각에선 "盧후보 강세가 계속될 경우 굳이 李후보를 지지할 이유가 있느냐"는 얘기도 나온다.

박신홍 기자

jbje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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