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현희(44)씨는 꽃을 즐겨 그리는 화가다. 그가 그리는 꽃들은 곱고 단아하기보다 거칠고 큼직큼직한 야생미를 지녔다. 겹겹이 붓자국이 여러 번 지나간 꽃잎들은 우글쭈글 제 멋대로 화면을 흘러다닌다. 18일까지 서울 소격동 학고재에서 열리고 있는 개인전에 작가는 더 난만해진 꽃(사진)을 내놓았다. 꽃들은 시원시원 피어나 서로 얼굴을 맞대고 서글서글 웃고 있다. 때로 울고 있는 꽃도 있지만 드물다. 화가는 꽃으로 사람들을 그리고 있다. 미술평론가 이주헌씨는 작가가 "꽃을 통해 시간을 보고, 그 시간의 운명 아래 있는 자기 자신을 보는 것"이라고 푼다. 흥에 이끌려 꽃과 이야기를 나누며 하루를 화실에서 보낸 작가는 해질녘 뒤로 밀려가는 시간을 느낄지 모르겠다. 02-720-1524.
심현희 한국화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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