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지명 철회” 힘 합친 야4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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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홍영표(오른쪽)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이 17일 청와대를 방문해 이재환 정무2비서관에게 조현오 경찰청장후보자 파면을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하고 있다. [뉴시스]

야 4당이 17일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공동으로 요구했다.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도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박지원(민주당)·권영길(민주노동당)·이용경(창조한국당)·조승수(진보신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회담을 하고 “이명박 대통령은 패륜적 망언을 한 조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당장 철회하고 즉각 사법조치를 하라”고 주장했다. 야당은 조 후보자에 대해선 청문회를 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신 이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하거나 자진 사퇴할 때까지 공세를 취하기로 했다.

민주당이 이날 조 후보자에 대한 청문 절차를 논의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조 후보자는 청문 대상이 아니라 수사 대상”이라고 주장하며 퇴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행안위 소속 문학진·백원우·장세환·홍영표·이윤석(이상 민주당)·홍희덕(민노당) 의원은 이날 오후 청와대를 찾아 조 후보자 파면을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노무현재단의 문재인 이사장 대행과 유족들은 18일 조 후보자에 대해 사자(死者)에 대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서울지검에 고소·고발장을 내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23일 단독으로 조 후보자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그런 가운데 한나라당에선 조 후보자에 대해 특검을 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가 진짜 있다면 역사적 사건이다. 검찰이 자료를 내놓겠느냐”며 “고소·고발을 하지 말고 여야 합의를 통해 특검으로 가자”고 주장했다.

야 4당은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탈세 등이 확인된 다른 후보자에 대해선 인사청문회에서 철저하게 협력하기로 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주민등록법을 위반하면 1000만원 이하 벌금,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게 돼 있어 수천 명의 국민이 처벌을 받았다”며 “(청와대가) 친서민 정책을 강조하면서 특권층이 저지르는 교육 목적의 위장전입은 괜찮다고 하는데 서민은 나쁜 학교에 다녀도 문제가 없다는 것인가”라고 쏘아붙였다.

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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