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한·일회담] 백서가 밝힌 경제 개발 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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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경제기획원(현 재정경제부)이 펴낸 청구권자금백서는 대일(對日) 청구권 자금이 우리나라 경제개발에 크게 기여했음을 강조했다.

백서는 대일 청구권 자금의 사용 목적을 경제개발 계획 수행이라고 밝혔다. 청구권 자금이 처음 들어온 1966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수출은 연간 2000만~5000만달러 수준에 불과했다. 당시 해외로부터 받은 원조도 대부분 식량이나 소비재여서 자본재 확충에는 이렇다 할 도움을 주지 못했다. 때문에 정부는 신규 제품 생산이나 기존 시설 확장에 쓰이는 기계장비시설 등 자본재를 확충하는 데 청구권 자금을 썼다. 이를 통해 한국 경제가 상당한 발전을 이룩하게 됐다는 것이다. 백서는 "(해외 자본의) 공급이 부족하던 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직전인 66년부터 공여됐기 때문에 (청구권 자금의) 한국 경제에 미친 영향은 결코 낮게 평가할 수 없다"고 기술했다.

백서에 따르면 청구권 자금에 의해 늘어난 국민총생산(GNP) 규모는 66년 260억원이었고 이후 매년 증가해 청구권 자금이 마지막으로 들어온 75년에는 660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청구권 자금은 10년간 매년 최하 1.11%(70년)에서 최고 1.73%(75년)의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린 효과를 냈다고 백서는 계산했다.

백서는 청구권 자금이 부가가치 생산액을 늘리는데도 기여했다고 밝혔다.

포항제철 건설, 중소기업 부문, 산업기계 확장사업, 수산업 부문 등 4개 분야의 부가가치 생산액을 분석한 결과 66~75년까지 총 8억4579억달러의 부가가치가 생겼다는 것이다(70년 불변가격 기준). 이 중 중소기업 육성에 의해 전체의 74%인 6억2900만달러의 부가가치가 창출됐다고 백서는 분석했다. 또 포항제철 건설에 의해 10년간 1억5661만달러(전체의 18.5%)의 부가가치를 만들어 냈다고 밝혔다. 백서는 이와 함께 수출이 늘고 수입대체 효과가 나타나면서 10년간 총 5억224만달러의 무역수지 개선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이는 대일 청구권 자금 5억달러보다 많은 규모다.

이에 따라 10년간 무역수지만을 고려한 경상수지 개선 효과가 연평균 7.7%에 달했다고 백서는 강조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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