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TV토론]한나라 "판세 우위로 바꿔" 민주당 "부동층 흡수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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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난 3일 밤 열린 대선 후보간 TV 합동토론회에 대한 각당의 평가는 엇갈렸다. 서로 자신들에게 유리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대표는 "李후보의 경륜·안정감·미래비전이 돋보였다"고 했으며, 김영일(金榮馹)사무총장은 "盧후보 지지자들 조차 '실패한 토론'이라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판단을 근거로 한나라당은 TV토론이 판세를 경합 내지 우위로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후보 특보는 "오늘 당장은 아닐지 몰라도 결심하는 단계에선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한 당직자는 "민노당 권영길 후보의 선전으로 비 이회창 세력들이 權후보 쪽으로 이동하지 않겠느냐"며 "후보단일화의 거품이 빠지는 중인데다 盧후보의 토론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아 지지세는 더욱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민주당 정대철(鄭大哲)선대위원장은 "盧후보의 자질과 균형적 시각이 돋보인 토론"이라며 "盧후보가 진지하고 차분하게 할 말은 분명히 전달해 안정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해찬(李海瓚)선대위 기획본부장은 "李후보는 1997년보다 말하는 게 늘었지만 표정관리는 차이가 없었고, 노쇠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또 판세에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더 앞서가게 됐다고 했다. 이해찬 본부장은 "40대, 50대 장년층의 부동표 흡수에 성공적이었다"며 "20대에선 권영길 후보가 잘했다는 평가가 나왔는데 사표 방지심리 때문에 결국 盧후보에게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그는 "TV토론이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며 "이젠 유세 위주로 나가야 한다"고 했다.

고정애·서승욱 기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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