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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전하던 최초 문예동인지 '新靑年' 5권 찾았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한국 최초의 문예 동인지로 기록될 '신청년(新靑年)'이란 잡지의 실물이 발견됐다. 우리 문학사에서 '신청년'은 몇몇 기록에서 이름만 전해졌을 뿐 실체가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파 방정환의 주도로 발행된 '신청년'은 3·1운동이 일어나기 40일 전인 1919년 1월 20일 첫 호를 냈다. 현재까지 최초의 동인지로 자리매김돼 있는 '창조'보다 열흘 앞서 나온 셈이다.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한기형(국문학)교수는 "우리 학계에 공식적으로 보고된 적이 없는 '신청년'의 발견으로 일제 강점기 우리 문학의 모습에 대한 전면적 재조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관계기사 20면>

특히 6호(5호는 목차만 확인)까지 발간된 것으로 추측되는 '신청년'에는 만해 한용운의 산문을 비롯해 심훈·나도향·유광열·최승일·황석우·현진건 등 한국 근대문학 초창기 인물들의 소설·시·평론·번역 작품이 20여편 실려 있다. 이 가운데 심훈의 '찬미가에 싸인 원혼'(1920년), 나도향의 '나의 과거(1)'(1921년), 박영희의 '애화'(1921년)는 모두 지금까지 알려진 이 작가들의 데뷔 소설보다 앞선 것이다.

이번 '신청년'의 존재 확인은 고서(古書)를 28년간 수집해 온 서지학자 오영식(서울 보성고 국어 교사)씨가 최근 서지학 잡지 '불암통신' 10호에 '신청년' 3호의 발견 소식을 전하면서 시작됐다. '불암통신'은 오교사가 개인 비용으로 13년째 발행 중인 잡지로 전문 연구가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이후 '신청년' 제1, 2호 복사본과 제4, 6호가 개인 장서가가 고서를 모아 놓은 아단문고에 소장돼 있음이 하영휘 아단문고 학예연구실장에 의해 확인됐다. 한기형 교수는 7일 한국서지학회(회장 신승운 성균관대 문헌정보학과 교수) 세미나에서 '신청년'의 자료적 가치에 대한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배영대 기자

balanc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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