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그레이드과학교육]토론·탐구 중심 '생활 과학' 뿌리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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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4면

최근 우리나라 과학기술 및 교육계에서는 학생들이 상급학교로 진학할수록 과학 교과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잃어버린다. 이 탓에 이공계열로의 진학과 진출이 저조하며, 과학 성취도가 낮아지고, 학교에서 배운 과학지식을 실생활이나 과학기술에 관련된 사회문제 해결에 거의 활용하지 못한다.

과학 교과서의 내용들이 개념·법칙·이론 등 주로 지식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학생들이 어렵게 느낄 뿐 아니라 실생활과는 관련이 거의 없으므로 자연히 과학에 대한 관심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또한 학교 과학 교수학습 활동에 학생들이 직접 참여할 기회를 거의 갖지 못함으로써 과학은 학생 개인과는 상관이 없는 분야라고 인식하여 과학에서 이탈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미국·영국 등 세계 선진 과학교육계에서도 예외가 아니었으며, 이미 약 20여년 전에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이들 선진국은 과학교과에 흥미를 잃어버린 학생들을 다시 과학으로 끌어들이기 위하여 과학 교과서와 교수학습에서 학생들이 일상생활에서 경험하고 이용할 수 있는 소재를 다루었다. 학생 개개인이 장래의 삶·직업과 관련 있거나 필요한 실제적인 내용을 과학 교육과정에 포함시켰다.

또한 과학과 기술에 관련된 사회적인 문제를 다룸으로써 학생들에게 지역사회뿐 아니라 넓게는 지구적 시각에서 과학과 기술의 다차원적인 측면에 관심을 갖게 하였다. 즉 과학과 학생 개인과 사회를 이어주는 과학교육을 실시하였다. 그리고 교사중심의 전형적인 강의수업에서 탈피하여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토론, 자료 조사, 자료 분석, 연구 설계 등의 과학 교수학습 방법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과학교육 개혁을 추진하기 위하여 교사교육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대표적인 과학 교사연수 프로그램으로 미국의 아이오와 셔토쿼(Iowa Chautauqua)프로그램을 들 수 있다. 영국에서는 학생들의 인지수준과 흥미와 성별까지 고려한 수준별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학습 효과의 극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선진 세계 과학교육계에서는 지식습득 중심의 과학교육에서 벗어나 학생 개인과 사회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실제적인 과학교육으로 이미 전환하였다.

이제 우리나라도 과학교육의 목적과 내용·방법을 학생들의 관심과 사회의 변화와 필요에 맞게 재정립해야 한다. 그래야 장차 민주시민이 될 학생들의 과학적 소양을 함양시키고 우수한 학생을 과학기술계로 유도할 수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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