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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gTester<최후의 버그 추적대>-SW시험판 점검하는 완벽주의자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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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6면

#1.한 회사의 파산

노성운(32)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넷츠데이커뮤니케이션의 대표이사였다. 넷츠데이는 인터넷 상에서 클릭 한 번으로 배너광고를 삭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한 벤처기업. 기술력을 인정받아 증자를 두 차례나 했고 20여명의 주주들이 10억원 이상을 투자해 자금력도 갖췄다. 이 기술과 비즈니스모델을 특허 등록할 정도로 사업전망이 좋았다. 하지만 그의 인생행로를 변화시킨 운명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그가 야심차게 내놓은 제품은 배너광고 공세에 시달리던 네티즌들로부터 대환영을 받았다. 그러나 예상치 않은 문제가 드러났다.고객들로부터 "프로그램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항의가 빗발친 것이다. 인터넷에 접속할 때 사용하는 회선이 초고속망이 아니면 프로그램이 작동하지 않았다. 인터넷 접속 방식이 전화선·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케이블모뎀 등으로 다양하다는 점을 생각하지 못한 결과였다. 부랴부랴 제품을 수정했지만 이미 고객들은 마음을 돌렸다. 마케팅이 안됐고, 매출은 바닥을 기었다. 결국 회사는 파산했다.

"제품 출시 전에 완벽한 버그(Bug)테스트를 안했기 때문에 발생한 인재(人災)였죠."

그는 제품 개발의 마무리 단계라 할 수 있는 버그 테스트를 불과 13명의 직원에게 맡겨 화(禍)를 자초했다. 만약 접속방식을 달리 해서 테스트했다면 이런 문제는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대박을 노렸던 그의 희망은 물거품이 됐다.

#2.제품·기업 사활 좌우하는 버그 테스트

한글과컴퓨터(한컴)가 지난해 출시한 '글 워디안'은 회사가 야심차게 준비한 문서작성용 소프트웨어였다. 하지만 출시되자마자 여러 오류가 발견되면서 회사의 이미지가 크게 추락했다. 이 회사 강성민 과장은 "고객지원팀이 밤을 새면서 오류를 수정했지만 이미 마음이 떠난 고객들을 잡을 수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그래서 한컴은 곧 '글2002'라는 제품을 내놓고 워디안을 포기했다.

한컴은 워디안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1천여명의 베타 테스터를 동원, 한컴오피스2003의 테스트를 최근 마쳤다. 테스트 기간만 3개월이다. 이 기간 중 한컴은 테스터들의 지적사항을 바탕으로 수십군데의 오류를 수정했다.

버그 테스트를 소홀히 해 낭패본 사례는 수없이 많다. 소프트맥스는 롤플레잉게임인 '마그나카르타'를 선보였다가 오류가 발견돼 수십억원대의 손해를 봤다. 이소프넷이 보급한 게임 '그린디아2'는 그래픽카드의 지원이 안돼 시장에 나오자마자 거의 판매가 중단돼 잊혀진 제품이었다. 하지만 철저한 버그 테스트를 통해 새로운 판으로 환골탈태하자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미국의 소프트웨어 도매상들은 '베타 테스트를 마쳤다'는 확인서가 있어야 제품을 구입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예 베타테스트 전문기업인 '베리테스트'와 계약을 하고 신제품의 테스트를 맡긴다.

#3.버그 테스트, 네테즌들의 축제가 됐다.

게임 매니어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블리자드사의 '워크래프트3'가 출시되기 전 회사 측은 전세계에서 버그테스터 2만명을 동원했다. 이 때 한국에서만 1만명의 테스터들이 나섰다. 세계적인 제품을 먼저 접하고 오류를 찾는다는 기대감에 이들은 앞다퉈 고생을 자처했다. 워크래프트의 국내 배급을 맡았던 한빛소프트의 천진철 팀장은 "남보다 앞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접한다는 기쁨에 국내에서는 버그 테스트가 네티즌들의 축제처럼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직장인·학생·주부 등 다양한 부류의 테스터들은 사용 소감을 온라인에 올리고,먼저 해본 게임의 감동을 나눈다. 한글사랑이라는 모임은 아예 한글과 관련한 소프트웨어가 개발되면 베타 테스트를 자처한다.

베타 테스터들이 늘면서 기업들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신제품을 개발할 때마다 온라인 게시판 등에 공고를 내 베타 테스터를 모집한다.보통 1천여명의 테스터들이 이 축제판에 참여한다. 게임빌은 이달 29일부터 온라인게임 베타테스터 1만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지원자들에게는 수고료 또는 경품이 제공된다. 업체들은 신제품 마케팅 차원에서 버그테스트를 강화하기도 한다. 네티즌들의 입소문이 제품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아예 전문적으로 베타 테스트만을 담당하는 기업도 생겼다. 베타 테스트를 등한시해 파산했던 노성운씨는 올해 퍼슨넷이라는 베타 테스트 대행 기관을 설립,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엔씨소프트·한빛소프트·지오인터랙티브·디지토닷컴 등은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때마다 퍼슨넷에 최종 테스트를 맡긴다. 퍼슨넷은 약 일주일 동안 5백여명의 전문 테스터를 동원, 해당 프로그램을 샅샅이 분석해 오류를 잡아내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한다.

김종윤 기자 yoonn@joongang.co.kr

남 조시대 양나라 화가 장승요는 난징(南京)의 안락사 벽에 두 마리 용을 그렸지만 용의 눈동자는 일부러 그려 넣지 않았다. 그가 사람들의 성화에 못 이겨 용 한 마리에 눈동자를 그리자 그 용이 하늘로 날아갔다고 한다. 가장 중요한 부분을 마지막에 처리함으로써 비로소 완성을 한다는 화룡점정(畵龍點睛)의 고사다. 버그 테스트란 화룡점정과 같은 것이다. 소프트웨어 기업이 완제품을 출시하기 전에 시험판을 만들어 오류가 없는지 검사하는 것을 말한다. 소프트웨어의 오류를 '버그(★)'라고 부르기 때문에 버그 테스트라 한다. 일부에서는 베타 테스트라고도 부른다. 소프트웨어 개발회사들은 신제품 출시 전에 두 단계의 검사를 실시한다. 개발회사 내부에서 이뤄지는 테스트를 알파 테스트라고 하고, 미리 정한 고객들에게 의뢰해 소프트웨어의 문제점을 찾는 것을 베타 테스트라고 부른다. 이 테스트를 제대로 하지 않고 성치 않은 제품을 시장에 내놓을 경우 회사의 신뢰도는 크게 떨어진다.

안녕하세요, 클릭아줌마예요.

예년보다 겨울이 빨라선지 인터넷은 벌써 연말맞이가 시작됐어요. 업체마다 다양한 이벤트와 푸짐한 경품을 내걸고 네티즌들을 유혹하고 있어요. 커플들을 위한 행사도 눈에 많이 띄고요. 하지만 무엇보다 눈여겨 봐야 될 건 소외된 이웃들을 감싸안고 따스한 마음을 전해주는 행사들이지요. 여러분들도 한번 참여해 보세요.

IT 기업들이 소프트웨어나 게임 등을 시중에 내놓기에 앞서 혹 결함은 없는지 확인해보는 마지막 과정을 베타테스트라고 해요. 때로 네티즌들이 대거 참여해 축제의 마당이 되기도 하지요. 베타테스터들은 어떤 사람들이며, 어떤 일을 하는지 알아봤어요. 프린터·복사기·스캐너 등의 기능을 두루 갖춘 복합사무기기가 시중에 많이 나와 있는데, 사무실이나 가정에서 쓰기에 어떤 제품이 적당한지도 알려 드리지요

★버그(Bug)는 우리말로 벌레라는 뜻이죠.소프트웨어 등의 오류를 버그라고 부르는 이유는 1940년대에 있었던 한 사건에서 비롯됐어요.당시 하버드대학에서 집채만한 컴퓨터인 마크(Mark)로 프로그램을 개발하던 그레이스 호퍼라는 사람이 컴퓨터의 오작동을 발견했는데, 이유는 모기가 컴퓨터에 들어갔기 때문이랍니다. 이후 컴퓨터나 소프트웨어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버그라고 부르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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