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뛰는데 코스닥은 주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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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최근 증시가 활기를 띠고 있지만 코스닥 시장의 움직임은 거래소보다 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일 이후 26일까지 두 시장의 지수 흐름을 비교하면 종합주가지수는 5.2% 상승한 반면 코스닥지수는 2.5% 오르는 데 그쳤다.

<그래프 참조>

미국 증시에서 지난달 초 이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다우존스지수보다 더 크게 오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의외의 현상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들은 국내 증시에서 코스닥 시장이 상대적으로 덜 오른 이유로 ▶외국인 매수세 부족▶프로그램 순매수 부재▶코스닥 시장의 경기후행적 성격▶큰 투자위험 등을 꼽았다.

최근 외국인들은 거래소시장에서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샀지만 코스닥 시장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지난 13일부터 25일까지 거래소시장의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9천1백23억원에 달했지만 코스닥시장은 4백43억원에 불과했다. 또 코스닥시장은 선물시장이 취약해 기관투자가들의 프로그램 순매수를 기대하기 어렵다. 대우증권 황준현 연구원은 "지난 18∼22일 거래소시장에서 프로그램 순매수액이 7천2백52억원이나 됐다"며 "프로그램 순매수가 종합주가지수를 끌어올렸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여전히 경기상황이 불투명해 보이는 데다 코스닥 기업들은 경기회복에 따른 수혜를 뒤늦게 보는 점도 코스닥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예컨대 코스닥에 대거 등록돼 있는 부품·장비 업체들은 대기업 설비투자에 크게 의존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결국 대기업의 설비투자가 활성화돼야만 실적·주가가 좋아질 수 있다.

한화증권 민상일 연구원은 "최근 미국 주가상승이 경기회복에 따른 펀더멘털(기초여건)의 개선에 따른 것인지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미국시장의 상승세가 코스닥에 영향을 미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재식 기자

angelh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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