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열전22일돌입>당선권 1400만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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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대통령 선거판이 양자대결 구도로 짜여졌다. 이에 따라 '1천만표 득표면 당선권'이라던 1987년 이래의 대선 통념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우리나라에서 대선이 양자대결로 진행된 경우는 세차례. 63, 67년 박정희(朴正熙)-윤보선(尹潽善)후보간 대결과 71년 박정희-김대중(金大中)후보간 대결이다.

모두 80∼84% 투표율 속에 63년엔 朴후보가 불과 1.6%(15만표)차인 46.6%를 득표했다. 朴후보는 이어 67년엔 10.5% 차인 51.4%, 71년엔 7.9% 차인 53.2%로 승리했다.

결국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도 득표율이 50%를 넘어야 당선 안정권이란 계산이 나온다. 군소 후보를 찍는 표를 감안하더라도 최소한 47∼48% 정도는 돼야 당선권이라는 게 양당의 분석이다. 민주노동당 등 군소 정당이 대략 5% 남짓한 표를 가져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

중앙선관위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88.9%의 국민이 투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실제 투표율은 80%를 약간 웃도는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란 예측이다. 이 경우 50% 득표는 대략 1천4백만표 정도에 해당한다.

양당 모두 갈길은 멀다.

중앙일보 여론조사에 따르면 盧후보는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후보와 후보 단일화 과정을 거치면서 李후보와 양자대결시 지지도가 지난달 말 30.2%에서 41.8%로 크게 올라간 상태다. 반면 李후보는 지난 16일 조사에서 46.2%까지 치솟았다가 불과 9일 만에 33.2%로 내려갔다.

게다가 두 사람의 지지도가 아직 유동적이다.

한나라당 허병기 여의도연구소부소장은 "盧후보로선 현재 단일화 효과로 지지도가 7, 8%가 올랐다"면서 "미국 등의 예로 보면 컨벤션(전당대회) 효과는 채 1주일이 못간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해찬(李海瓚)기획본부장은 "결국 승부는 수도권에서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정애 기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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