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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회창 후보 TV 토론 D-22>"선거用 후보 단일화 국민이 외면할 것"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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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대통령후보는 26일 '청년 1백인 이회창 후보를 검증한다'는 주제의 TV토론에서 참석자들과 자신의 주요 정책과 신변 문제 등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토론회는 방송 3사 등의 생중계로 65분 간 진행됐다. 다음은 문답.

-후보 단일화를 야합이라고 비판하지만 일부에선 긍정하는 시각도 있다.

"단일화 후 (노무현 후보가) 막 뜨고 있다. 사실 그 정도 뜨면 20%(포인트) 이상 차이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7∼8% 정도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국민의 지지를 받을 만한가다. 선정 과정에서 어떻게 나라를, 국민을 잘 살리느냐는 정책이 쟁점이었던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이회창을 이기느냐를 두고 다퉜다. 국민의 선택을 받기 어려울 것이다. "

-이번 대선을 진보·보수 간 대결이라고 한다.

"부패정권의 낡은 틀 안에 있고, 그 정권의 자산과 부채를 승계하겠다는 쪽이 진보고 깨끗한 후보란 것은 맞지 않다. 진정한 진보는 사회개혁을 위해 합리적 개혁을 하는 것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이기도 하다. "

-정치개혁을 법제화하는 데 한나라당 역할이 너무 작다고 한다.

"정치자금법이나 정당법은 여야 간 의견차이는 없는데 심층적 논의를 위해 다음 회기 때 논의하자고 합의했다. 문제는 부패방지법·인사청문회법인데 (민주당이)동의해주지 않아 처리가 안된 점이다. "

-여중생 둘을 장갑차로 숨지게 한 미군에 대해 무죄평결이 났다.

"도저히 국민 감정상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한다. 미군으로만 형성된 배심원 법정도 문제가 있다. 내 원칙은 국익 우선이다.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은 국익에 맞게 개정돼야 한다. "

-햇볕정책에 계속 반대해 당선되면 오히려 통일이 더 멀어지는 게 아닌가.

"나도 그런 말을 들었지만 걱정하지 마라. 진짜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 효과를 낼 수 있는 정책을 쓰자는 것이다. 햇볕정책이 지난 5년간 무엇을 가져왔나, 핵을 가져왔다. 나는 평화를 가져오는 방법이 군사적 긴장완화를 가져오는 것과 같이 가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대화로 풀어야 한다. "

-군 복무 단축 공약을 내놨는데 젊은층 공략 차원인가.

"복학을 생각해 조정하자는 것이다. 26개월을 24개월로 줄이면 4학기에 마칠 수 있다. 군에서는 반대하고 있으나 큰 차질없이 할 수 있다. 오래 전에 마련한 정책이다. "

-이혼 때 양육·재산분할 등 문제가 여성에게 불리하다.

"이혼율은 세계 3위인데 이혼을 많이해 걱정이다. 이혼은 남자에게 많은 책임이 있다. 가정에서 양성(兩性) 평등의 관념이 약하기 때문이다. 재산분할 문제 등 많이 개선됐지만 여성에게 불리한 점은 계속 고쳐나가야 한다. "

-봉급생활자들이 내집 마련하는 게 어렵다.

"나도 판사로 30년간 봉급생활을 했는데 월급 때면 세금 많이 떼간다고 욕했다. 세제를 통해 균형을 맞춰가려고 한다. 주택문제는 우선 5년 동안에 2백30만호의 주택을 지으려고 한다. 1백20만호는 공공으로 정부가 짓는데 이중 90만호는 임대주택으로, 30만호는 분양주택으로 할 계획이다. 이러면 무주택자들의 형편이 펴질 수 있다. 30만호중 10만호는 결혼을 앞둔 사람이나 갓 결혼한 사람들에게 할당하려 한다. "

-지방대생 취업문제를 해결할 방안은.

"당장 할 일은 공공기관·산하단체·공기업의 지방 분산정책을 펴고 지방대생을 일정 비율 이상 채용토록 하겠다. 숨통이 트일 것이다. 지방에 초일류·특성화대학을 만들고 전략사업도 육성하겠다. "

-국민연금에 대해 불안해 하는 국민이 많다.

"국민연금이 2034년이면 적자가 되고 2048년이 되면 끊어지는 것으로 돼 있다. 매달 내는 돈보다 많이 받게 돼 있기 때문이다. 소득의 9%를 내는데 받는 돈은 소득의 60%를 받는다. 일반 OECD 국가는 40%를 받는다. 내는 돈도 15%다. 내는 것까지 올리자고 하지 않는다. 받는 것을 일반 OECD 국가로 내려야만 한다. 이 말은 정치인 누구도 하지 않는다. 진짜로 연금을 유지하기 위해선 감표요인이 되더라도 이길밖에 없다. "

-농업 문제가 심각하다.

"산업정책 중 농업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어차피 수출로 먹고 살지만 국가 지도자로서 농업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농민이 미래를 기대하는 농업정책을 펴나가겠다. "

-문화정책은 어떤가.

"문화예술인 중 정말 반듯한 분이 문화예술 장관이 돼야 한다고 본다. 앙드레 모로아가 프랑스 문화장관이 돼 르네상스를 일궈냈다. 소위 문화공간에서 일어나는 콘텐츠 내용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책이 있어야 한다. 내용에 대해선 간섭해선 안된다. "

-중앙선관위가 부재자투표소 설치에 부정적인데 정치권의 눈치를 보는 게 아니냐.

"대학생의 관심을 높이고 선거에 참여토록 하는 게 중요하다. 정당의 유불리는 떠나 중요한 일이다. 선관위원장을 해봤는데 선관위가 정당의 눈치를 보는 것 같지는 않다. "

남정호·고정애·서승욱 기자

nam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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