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고민 외곽서 해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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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8면

서울 강서구 가양동 32평형 아파트에 전세사는 김민형(34·회사원)씨는 내년 1월 전세계약 만기를 앞두고 고민이다. 5천만원 이상 오른 전세금 마련 때문이다.

직장생활을 해서 저축한 돈으로는 전세금을 마련하기에 턱없이 모자란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해도 이자가 부담되고 괜히 헛돈이 나가는 기분이다. 형편에 맞춰 작은 평형대로 옮기자니 가구 일부를 버려야하고 '작은 집'에서 살기 싫다며 아내가 극구 반대하고 있다.

김씨는 집 크기를 줄일 수는 없다는 생각에 결국 서울보다 싼 수도권에서 전셋집을 구하기로 했다. 여의도에 직장이 있어 출퇴근이 힘들지 않은 곳을 물색 중이다.

겨울 이사철을 앞두고 수도권으로 이사가려는 세입자들이 늘고 있다. 요즘에는 전셋값이 내리고 있지만 최근 2년간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에 계약만기가 다가오는 세입자들로서는 엄청난 부담이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에 따르면 30평형대의 경우 서울시내 전셋값은 평당 평균 5백15만원인 데 비해 수도권은 3백12만원으로 40% 정도 싸다. 32평형이 서울은 1억6천여만원이지만 수도권은 9억9천여만원으로 1억원에 미치지 못해 6천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같은 평형으로 옮기고도 몇천만원의 여유자금이 생겨 재테크까지 생각할 수 있다.

서울 강서·양천구 등지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인천 계양·부평구가 괜찮다. 전철이 서울로 연결되고 올림픽대로 등을 통한 도로망도 좋다. 계양구 계산동 30평대가 8천만∼1억원선이다.

관악·동작구에서는 가까운 광명시를 생각해볼 만하다. 철산·하안동이 생활편의시설 등을 잘 갖추고 있다.

광명시내 아파트 평당 평균 전셋값은 3백85만원선이다. 20평대가 3백96만원, 30평대가 3백94만원 정도다. 철산·하안동의 32평형이 1억2천만원대이고 25평형은 1억원 정도면 된다.

강남·송파·강동구 등 강남권은 하남시 신장동이 적당하다. 평당 평균 전셋값은 3백92만원이고 신장동 32평형이 1억2천∼1억3천만원이다. 교통편이 좋은 수원도 권할 만한 곳으로 장안·팔달구의 경우 평당 평균 전셋값이 3백12만원이다.

동대문·광진구권에서 이사가기 적당한 곳으로 남양주 도농동·와부읍·덕소리가 꼽힌다. 남양주 아파트 전셋값은 평당 평균 2백37만원에 형성돼 있다. 1억원 이하로 30평형대를 구할 수 있다.

노원·성북구 등은 인근 의정부시 금오택지지구를 선택하면 좋다.32평형이 7천만∼1억원이다.

기존 아파트 외에 입주하는 신규 아파트도 생각해볼 만하다. 물량이 많아 구하기 수월한 이점이 있다.다음달부터 내년 2월까지 1만여가구가 입주하고 입주 3개월전부터 전셋값이 형성된다.

◇유의점=반드시 현장을 방문해 주변 생활편의시설·교통편 등을 확인해야 한다. 싼 집을 구하기보다 지은지 오래되지 않은 대단지 아파트를 구해야 빠져나올 때 쉽게 세입자를 구할 있다.

계약할 때는 가능하면 집주인을 직접 만나야 한다. 위임받은 대리인이 나올 때는 위임장을 확인하고,등기부등본을 통해 근저당 설정 여부도 살펴야 한다.

내집마련정보사 강현구 팀장은 "전셋값 차이로 생기는 여윳돈이 몇천만원 정도 되면 파주 등 수도권의 아파트 분양권에 투자해 차익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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