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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⑦ 동북아 물류전진기지 꿈꾸는 경기도:평택항 부두 15개서 97개로 확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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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허브(Hub)코리아-.'

인구 1천만의 거대 광역자치단체인 경기도가 동북아 경제의 중심 축으로 우뚝 서기 위한 날갯짓을 시작했다.

한국·중국·일본을 중심으로 새롭게 재편되는 동북아 시장에서 경제대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과의 교류를 선점해 우리나라가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가 되는 데 경기도가 엔진역할을 맡겠다는 것이다.

경기도는 이를 위해 평택항을 환(環)황해권 중심항으로 개발하고 각종 물류단지 건설, 첨단산업 벨트 조성 등 지역별로 특화된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왜 동북아 중심인가=경기도는 전국 중소기업의 28%, 벤처기업의 21%, 반도체 등 첨단기업의 37%가 모여 있어 경쟁력은 충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여기에 중국의 신흥 경제도시로 떠오르는 칭다오(靑島)·톈진(天津)·다롄(大連)등 동북부와 지리적으로 가까운데다 대북교역의 중심지역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어 성장 잠재력도 크다.

인천∼시화∼평택∼아산권으로 연결되는 서해안의 중심 지역이고, 지리적으로 수도권에 위치해 물류중심지로서 더없이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 경기도의 자체 분석 결과 전국의 수출입 물동량 중 수도권이 전체의 4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같은 이점을 충분히 살려 수도권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곧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판단이다.

◇평택항을 살려라=평택시 포승면에 위치한 평택항. 서해대교를 중심으로 외항·내항으로 구분돼 있는 이곳은 이미 늘어나고 있는 수출물량으로 포화상태다. 현대·기아자동차 전용 부두 두곳은 수출 대기 중인 수천대의 차량으로 발디딜 틈이 없다. 포스코 전용부두 등 평택지역 나머지 부두도 수출용 컨테이너 등 야적돼 있는 화물로 그득하다.

올 상반기까지 평택항을 통해 수출된 컨테이너는 2만7백65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 7천7백37TEU에 비해 2.5배나 늘어났다. 또 자동차는 22만1천4백50여대가 수출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18만9천5백여대)늘어나는 등 화물처리량이 해마다 크게 늘어나고 있다.

경기도는 동북아 경제 중심지역으로 거듭나기 위한 전진기지로 평택항을 선택했다.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데다 서울·대전·군산 등과 반경 1백㎞ 이내에 위치해 있는 등 뛰어난 입지조건이 엄청난 장점이기 때문이다.

실제 수도권에서 채워진 컨테이너를 부산항까지 옮기지 않고 평택항에서 처리할 경우 1TEU당 2백36달러(부산 3백86달러, 평택 1백50달러)가 절약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1986년 국제무역항으로 개항한 평택항은 96년 부산항·광양항과 함께 국책항으로 선정됐다. 지금까지는 주로 LNG 수입선이 드나들었지만 2000년 11월 중국 칭다오간 컨테이너선 국제정기항로가 개통되면서 명실상부한 국제항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경기도는 현재 15개의 부두를 갖춘 평택항에 국비와 민·외자 유치를 통해 2011년까지 부두 69곳을 추가 조성하고 2020년까지 총 97곳의 부두를 갖춘 대형 항만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지역별 특화된 물류단지 조성=경기도는 수출입 물량을 소화할 평택항 배후지와 북방교류를 담당할 파주지역, 서울과 인천공항 등 서북부 지역의 물류중심지인 고양지역 등 크게 세권역에 대단위 물류단지를 조성할 방침이다. 우선 평택항 배후지인 포승면 일대 6백만여평에 2016년까지 유통(1백80만평), 업무·상업(60만평), 생산(66만평),관광위락(32만평), 주거 단지(20만평)등을 개발한다. 이를 위해 지난 9월 건설교통부에 도시기본계획 승인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남북교류가 본격화할 경우에 대비해 내년부터 2006년까지 경의선축인 파주시 문산읍에 50만평 규모의 컨테이너 지원형 물류단지를 조성키로 했다. 파주지역은 경의선·자유·통일로가 연결되는 교통의 요충지로 대북교역은 물론 중국·러시아·유럽을 잇는 대륙 연계 수송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울·인천공항과 가까운 고양시 덕양구 현천동 일대 50만평의 부지에 서북부 지역의 물동량을 효과적으로 배분할 고양 물류기지를 조성한다는 계획도 차분하게 추진되고 있다. 내년부터 2013년까지 9천억여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이곳에는 화물터미널·배송센터·창고단지 등이 들어서게 된다.

◇첨단산업 군(群)의 벨트화=판교∼과천∼안양∼광명∼부천을 연결, 각 지역의 특성을 살린 첨단 지식산업 벨트를 형성한다는 구상이다.

우선 20만평으로 계획돼 있는 판교 벤처단지를 '벤처 교차로'로 만들어 국내 모든 벤처단지와 이어지는 종합지원단지로 가꾸기로 했다.

이곳은 서울과 가깝고 쾌적한 주거환경, 뛰어난 교통망 등으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수도권에서 가장 경쟁력이 높은 지역으로 손꼽힌다. 경기도는 또 판교에 IT교육·연구기관을 한데 모아 차세대 기술 중심의 벤처단지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2006년 건립 예정인 국립과학관과 위락시설인 서울랜드 등이 들어서 있는 과천시 갈현동·문현동 일대 50만여평엔 멀티미디어 및 게임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인근의 안양시 관양동 일대엔 1만여평 규모의 대규모 지식산업 센터를 건설해 소프트웨어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키로 했다.

경기 서부의 중심축인 부천과 광명 지역엔 문화 콘텐츠산업을 집중시킨다는 구상이다. 올해 안에 부천시 원미구 상동에 1백83억원이 투입된 디지털아트센터를 개관, 애니메이션과 게임·영상 관련 업체를 입주시킬 계획이다.

경부고속철도 시발역인 광명 역세권엔 첨단음악산업 밸리를 2006년까지 완공해 동북아 음악중심지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다. 음악밸리엔 음반업체·음반물류센터·음악관련 전문대학, 음악산업 벤처기업·음악방송국·음악박물관·콘서트 홀 등이 들어선다.

수원=정재헌 기자

jgian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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