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조중훈 회장 私財 1천억 기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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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고(故) 조중훈(趙重勳) 한진그룹 회장의 개인 재산 대부분이 유언에 따라 공익 재단과 그룹 계열사에 기증됐다. 한진그룹은 21일 "趙회장의 사재는 대한항공 등 4개 계열사 보유 주식 5백2만주와 부동산(기흥·제주 소재 임야) 등 모두 1천억원 규모"라며 "이 가운데 5백억원은 수송물류 연구 발전 및 육영사업 기금으로, 5백억원은 계열사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육영사업 기금은 학교법인 인하학원(인하대·인하공업전문대·인하사대부중고)과 정석학원(한국항공대·정석항공공업고), 재단법인 21세기한국연구 등 세곳에 배분된다.

인하학원은 최첨단 정석도서관 등에, 정석학원과 21세기한국연구는 학술연구 및 장학사업에 기금을 쓸 예정이다. 고인은 기업 소득의 사회 환원 차원에서 최근 10여년간 매년 2백여억원을 학교법인에 지원했다. 또 5백억원은 대한항공·한진해운·한진중공업·동양화재 등 4개 주력 계열기업의 재무구조를 건실하게 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고인은 개인 재산을 공익법인 세곳에 고루 나눠줘 육영사업에 대한 자신의 뜻이 이어지기를 간절히 바랐다"고 말했다.

한편 趙회장의 영결식이 이날 오전 10시 김포공항에 있는 대한항공 본사 항공기 정비기지에서 유가족·임직원·각계 인사 등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김동건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영결식에서 지인 대표인 김각중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이 조사를, 회사 대표인 황창학 ㈜한진 고문이 영결사를, 유가족 대표인 손녀 현민양이 '할아버지께 드리는 편지'를 낭독했다. 또 고인의 일대기를 되돌아보는 영상물이 상영됐고, 월정사 현해 스님이 극락왕생을 축원하는 독경을 했다.

고인은 이날 경기 용인시 기흥읍 하갈리 선영에서 자신이 생전에 정열을 쏟아 일군 제주 제동목장의 흙과 함께 영면했다.

김동섭 기자 don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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