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박지성. 그는 2010~2011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두 자릿수 득점에 도전한다. [중앙포토]
박지성은 17일 오전 4시(한국시간) 홈 구장인 올드 트래퍼드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첫 판을 벌이며, 이청용은 14일 오후 11시 풀럼과 홈 개막전을 갖는다. 이들의 공통된 목표는 10골을 뽑는 것. 박지성은 지난 시즌 첼시에 내준 리그 우승컵 탈환을 위해, 이청용은 볼턴의 중상위권 도약을 위해 두 자릿수 득점을 보태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박지성 ‘물장수 운명’ 떨쳐낼까=박지성은 한 시즌 50경기 이상을 치르는 장기 레이스에서는 유용한 자원이지만 웨인 루니나 리오 퍼디낸드처럼 팀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은 아니다. 축구에서는 이런 선수들을 ‘물장수(water carrier)’라고 부른다. 스타 선수들을 도와주는 역할을 맡는다는 뜻이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스트라이커와 측면 요원은 주전을 정하지 않고 경기에 따라 선발을 바꾸는 로테이션 시스템을 신봉한다. 그래서 박지성은 항상 치열한 경쟁선 위에 있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다. 안토니오 발렌시아(25)가 오른쪽 미드필더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박지성은 왼쪽을 놓고 루이스 나니(24)·라이언 긱스(37)·가브리엘 오베르탕(21)과 경쟁해야 한다. 박지성은 지난 시즌 측면뿐 아니라 중앙 미드필더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해 ‘센트럴 박(Central Park)’이라는 새 별명을 얻었다. ‘수비형 윙어’에서 ‘센트럴 박’까지 멀티 포지션을 소화한다면 35경기 이상 출전은 무난해 보인다.
박지성이 유럽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건 에인트호번(네덜란드)에서 뛰던 2004~2005시즌(11골)이 유일하다. 맨유에서는 2006~2007시즌 기록한 5골이 최고였다. 하지만 시즌 후반에야 골 감각이 올라오는 슬로 스타터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10골은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그는 “더 많은 골로 더 많은 우승을 돕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지성과 이청용은 9월 26일 볼턴의 홈구장인 리복 스타디움에서 맞붙는다. 지난 시즌에는 박지성의 결장으로 맞대결이 불발됐다. 이청용이 “올 시즌에는 지성 형과 꼭 한 번 대결해 보고 싶다”고 하자 박지성은 “이청용과 맞대결은 전적으로 내게 달렸다. 열심히 해 꼭 출전하겠다”고 말했다.
최원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