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對民서비스에 박수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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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36세 주부다. 지난 17일 집 근처에 있는 마포교회에서 새벽예배를 마치고 나오자 비가 내리고 있었다. 교회에서 집까지 20여분 정도 걸리니까 빨리 뛰어가면 되겠다 싶어 열심히 뛰었는데 빗방울이 점점 굵어지기 시작했다. 날은 춥고 비는 내리고 가로등도 꺼지고 거기다 빨리 갈 욕심에 지름길인 좁은 골목으로만 가다 보니 겁이 나기 시작했다.

마침 불빛이 보여 무작정 들어가니 파출소였다. 집까지 채 10분도 남지 않았는데 비가 점점 더 많이 내리는 것이었다. 염치불고하고 파출소에 사정 얘기를 하고 우산 좀 빌릴 수 있는지 물어봤다. 그랬더니 한분이 얼른 일어나 우산을 찾아보더니 마침 하나도 없다며 미안해했다. 그냥 돌아 나오려는데 다른 한분이 차로 바래다 주겠다며 따라나왔다.

뜻하지 않게 경찰관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새벽예배를 마치고 집에 오니 얼마나 기쁘고 마음이 따뜻했는지 모른다. 마포구 용강동 파출소의 경찰관 아저씨들처럼 참 포근하고 아름다운 눈이 오래도록 내렸다.

박선영·서울 마포구 신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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