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토 신임 일본 대사 단독 인터뷰 “올해를 새 한·일 관계 100년 전환점으로 만들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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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61·사진) 신임 주한 일본대사는 “한·일 병합 100년과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의 새 100년을 맞아 양국 정상의 ‘한·일 신시대 선언’이 실현되기를 바란다”며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성사도 매우 중요하며, 성사되면 한국의 제조업이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12일 밝혔다. 지난 5일 부임한 무토 대사는 이날 처음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이같이 말했다. 인터뷰는 무토 대사의 제안에 따라 한국어로 진행됐다. 무토 대사는 일본 외무성에서 한국으로 유학한 ‘코리안 스쿨’ 출신의 첫 한국 대사다.

-소감부터 묻고 싶다.

“한·일 병합 100주년의 마지막 일본대사이자 새로운 (한·일 관계) 100년의 첫 일본대사다. 새 100년의 첫 대사로서 새로운 한·일 관계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다리 역할을 했으면 한다. 이번까지 다섯 차례 한국에서 근무(및 연수)를 하게 됐다. 1975년 첫 한국 근무 이후 약 40년이 지난 지금 한국은 경제면에서 눈부신 발전을 했고 문화적으로도 일류국가가 됐다. 본인과 한국의 40년 역사는 한국 발전의 역사요, 한·일 관계 발전의 역사였다. 굉장히 기쁘게 생각한다.”

-현재의 한·일 관계를 어떻게 보나.

“한국과 일본은 서로 ‘가깝고도 먼 나라’란 표현을 많이 써왔지만 요즘은 정말로 좋은 친구 사이 같다. 양국 국민의 교류가 늘어나면서 상호 이해가 돈독해진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서로를 더욱 폭넓게 이해하는 사람들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유학생 및 학술 교류 증진에 힘쓸 생각이다. 양국 간 협력을 늘리는 데는 정부도 중요하지만 민간의 역할이 더 크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한·일 FTA 체결 문제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체결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여론의 지지도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 FTA가 성사되면 양국 기업이 손잡고 해외에서 사업하는 기회가 늘어나고, 일본의 대한국 투자도 늘어날 것이다. 한국 기업의 힘은 그렇게 약하지 않다. FTA가 체결되면 한국과 일본이 좋은 경쟁을 할 기회가 생기고 이는 한국의 제조업이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10일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담화를 발표한 배경과 강조점은.

“한·일 병합 100년인 올해는 한·일 관계에 전환점, 길목의 해다. 이런 인식을 기본으로, ‘과거사를 직시하고 반성할 것은 반성하면서 새 100년을 바라보고 미래지향적 관계를 구축하겠다’는 결의를 담화 형식으로 표명하는 게 양국 관계에 대단히 중요하다는 간 총리의 결단에 따른 것이다.”

-담화에 나와 있는 조선왕실의궤 등 도서의 반환 시기와 구체적인 반환 대상은.

“도서를 인도하겠다는 방침만 우선 언급한 것이다. 우리가 자주적으로 하는 것이며, (시기와 대상은) 검토 중이니 기다려 달라.”

-일본의 대북 정책을 소개해 달라.

“천안함 사태에서 보듯 북한의 현재 동향은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과 일본·미국이 손잡고 함께 행동하며 왔다갔다하지 않아야 한다. 북한이 우리(한·미·일)를 분열시키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글=강찬호 기자, 사진=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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