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Anycall프로농구> 잭슨 활화산 슛 "골리앗 안부럽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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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 엑써스가 17일 잠실에서 삼성 썬더스를 92-78로 꺾고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7천여명의 많은 관중이 모여 새로운 맞수 서장훈과 김주성의 두번째 대결을 지켜봤지만 정작 승부는 다른 곳에서 났다.

서장훈과 김주성이라는 걸출한 국내 센터를 보유한 두 팀은 올시즌 외국인 두 명 가운데 한명을 외곽 플레이어로 뽑았다. TG는 데이비드 잭슨, 삼성은 아비스 스토리였다.

두 외국인 대결에서 TG 데이비드 잭슨이 완승했다. 잭슨은 32득점했고 맞상대인 스토리는 10득점에 그쳤다. 잭슨의 현란한 드리블과 돌파는 전성기의 허재를 닮았고, 정확한 3점슛은 전성기의 이충희나 김현준을 보는 듯 했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보란듯 8득점을 한 잭슨 앞에서 스토리는 무기력했다.

미국 대학농구 명문리그인 '팩(pac)10'에서 잭슨(오레곤대)은 스토리(애리조나주립대)와 수차례 맞대결한 경험이 있어 스토리의 플레이 스타일을 완전히 꿰뚫고 있었다.

잭슨이 코트에서 물러나면서 경기는 접전이 됐지만 2쿼터 후반에 잭슨이 다시 나오자 여지없이 균형이 깨졌다.

허재와 잭슨이 함께 뛰는 경기 후반 TG의 외곽은 너무 강했다. 신인인 김주성이 피로에 지친 듯 공격을 많이 하지 않아 6득점에, 5리바운드로 부진했고 삼성은 서장훈이 25득점, 9리바운드로 변함없는 활약을 펼쳤지만 외곽에서 뚫리는 점수를 도저히 극복하지 못했다.

삼성 스토리가 3점슛을 넣어 65-62로 쫓기던 4쿼터 1분 잭슨이 마술같은 돌파로 4득점을 추가하더니 허재와 잭슨이 교대로 외곽슛과 돌파로 삼성을 무너뜨렸다. 잭슨은 4쿼터 3분 스토리를 완전히 속이고 골밑슛을 성공시켜 74-64로 점수차를 벌리면서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허재와 잭슨은 승부가 갈린 4쿼터 6분 이후 올코트 프레스 수비로 맞서는 삼성 선수들 앞에서 1990년대 무적 기아시절처럼 현란한 드리블과 패스 쇼를 관중 앞에서 펼쳤다.

허재는 후반에만 16득점했고 3점슛 3개를 모두 꽂았다. 잭슨은 3점슛 8개 중 5개를 넣었고 자유투 9개를 모두 넣었다.

한편 KCC는 대구 원정에서 추승균(29득점)·전희철(27득점)의 득점과 이상민(10어시스트)의 경기 조율로 동양을 84-79로 꺾고 9연패의 늪에서 빠져나왔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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