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 귀재'백원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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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간의 화려한 내유(內遊)?

3년 만에 국내 무대로 돌아온 '해결사'백원철(25·코로사·사진)이 소속팀에 첫 우승을 안겨주었다.

15일 제주 한림체육관에서 열린 전국체전 핸드볼 남자 일반부 결승에서 백원철은 두산그린의 골문을 향해 후반에만 혼자 아홉골을 몰아넣는 집중력을 발휘, 25-22의 짜릿한 역전승을 이끌었다.

지난해 5월 클럽팀으로 창단된 코로사는 백원철의 맹활약에 힘입어 창단 1년6개월여 만에 국내 무대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1980년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불리던 강재원보다 더 낫다"는 평가처럼 힘과 테크닉, 경기운영 능력 등 모든 면에서 백원철은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었다. 1m80㎝로 핸드볼 선수치고는 크지 않지만 한 템포 빠른 슛과 스냅을 이용한 중거리슛, 거칠게 파고들어가 파울을 이끌어내는 노련미 등을 두루 선보였다.

10-14로 뒤진 채 후반을 맞이한 코로사는 센터백으로 경기를 조율하던 백원철의 플레이가 살아나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백원철은 종료 10분 전 첫 동점을 만든데 이어 후반 24분부터 연속 네골을 터뜨리는 '나홀로 플레이'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한체대를 졸업한 99년 일본 무대로 진출한 백원철은 일본에서도 중위권에 머물던 소속팀 대동철강을 리그 3연패로 이끌었던 선수. 지난 7월 국내로 돌아온 뒤 부산아시안게임에서 대표 선수 중 최다골(41골)로 한국의 5연패를 주도한 데 이어 코로사의 첫 우승까지 이끌어 '우승 제조기'로서의 명성을 확인시켰다.

코로사와 6개월 한시계약을 끝낸 백원철은 유럽에 진출할 예정이다. 백선수는 "스페인이나 스위스리그에서 러브콜이 오고 있다. 파워만큼은 누구한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유럽에서도 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제주=최민우 기자

mi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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