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대리투표 버젓이 의원 윤리의식 있나없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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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일부 국회의원이 대리투표를 해 물의를 빚었다는 보도를 접하고 어이가 없었다. 다음달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은 어느 때보다 바삐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얼마나 바쁘기에 유권자에 의해 선출된 국회의원이 선거의 기본원칙도 잊어버렸단 말인가. 얼마 전 우리 국회는 참석의원이 의결정족수에 모자라는데도 법안을 통과시켜 망신을 샀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법안을 의결하면서 대리투표를 해 또 다시 빈축을 사고 있다.

헌정 사상 초유의 재의결 사태만 해도 부끄러운 일인데 대리투표라는 불법행위까지 벌어졌으니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서 도끼로 내 발등을 찍는 기분이다. 이같은 대리투표는 국민에 대한 모독이자 국회의원으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처사다. 유권자들을 조금이라도 의식했다면 투표를 장난치듯이 하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이번 대리투표 사건은 국회의원들의 윤리의식이 어느 정도로 한심한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유권자들도 이 같은 정치인이 국회에 등장한 데 대해 마땅히 책임을 느껴야 한다.

한요택·광주시 북구 중흥3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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