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중국·동남아 출신이라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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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광주 조선대는 올해 두 차례 중국에서 대학원생을 유치하기 위한 홍보 행사를 열었다.

이 학교 대학원에는 이미 중국 동포 30여명을 포함해 중국에서 온 유학생 50여명이 재학 중이다.

조선대 대외협력팀의 손우기씨는 "대학원의 연구생 조교가 부족하다보니 이공계열이나 의학·약학분야 연구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중국 학생들을 중점 유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2∼3년 전부터 지방대를 중심으로 중국·동남아 학생을 대학원생으로 유치하는 데 관심을 갖는 대학들이 늘고 있다. 우리 학생들의 국내 대학원 기피현상이 사라지지 않는 상황에서 외국학생 유치가 정원을 유지하기 위한 대안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중순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교육박람회에는 연세대·이화여대 등을 비롯한 10개 대학이 학생 유치를 위해 참가했다.

한양대의 경우 간판인 공대의 대학원생 유치를 위해 올 들어 중국의 네 군데 도시를 돌며 홍보행사를 열었다.

부산 부경대는 대학원에 재학 중인 50여명의 외국인 학생 가운데 40여명이 중국 출신이다. 그 중에서도 중국 동포가 과반수를 차지한다. 이들은 대부분 공과대학의 연구실에 소속돼 있다.

우수 대학원생 유치를 위해 지난 7월 총장이 직접 베이징대 등 중국 3개 대학을 다녀온 충남대에는 80여명의 외국인 대학원생 대부분이 중국 출신이다. 부산대는 지난해에 아예 중국센터를 설립해 학생들을 불러모으고 있으며, 선문대·중부대 등도 중국 동포를 집중 유치 중이다.

이 같은 중국·동남아 지역 학생 유치에는 부작용도 적지 않다.

중국 동포들이 국내 대학원 진학 명목으로 입국한 뒤 불법 취업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서울 H대의 경우 중국 동포가 대학원에 진학하겠다며 입국한 뒤 종적을 감추자 성적 확인 등 신원조회를 대폭 강화했다.

대전 배재대는 아예 호구부(주민등록증)를 검사해 한족(漢族)만 유학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국내 대학원의 어려운 사정과 중국인 유학생들의 수요가 서로 맞아떨어지면서 중국에서 들어오는 유학생 수는 계속 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외국인 유학생 1만1천6백46명 가운데 중국 학생은 3천2백21명(27.7%)으로 일본 학생 3천5백65명(40.6%)에 이어 둘째로 많다.

중국에서 입국한 유학생들은 1999년 1천1백82명에서 2년 만에 세 배 가까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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