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MBC 터에 오피스텔 신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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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문화방송(MBC)이 일산신도시 호수공원 부근에 2006년까지 조성 예정인 'MBC 일산제작센터(가칭)'내에 대규모 오피스텔이 들어선다.

11일 MBC와 고양시 등에 따르면 MBC는 1994년 토지공사로부터 6백24억원을 주고 매입한 일산구 장항동 869 일대 1만4천여평에 스튜디오 여섯개와 공개홀, 영상·음향 조정실 등이 포함된 제작센터(연면적 10만3천8백24평)를 조성한다. 내년 3월 착공해 2006년 3월 완공 목표다.

이와 함께 이곳에는 1천5백가구(연면적 5만1백61평) 규모의 오피스텔도 함께 짓는다. 오피스텔 규모는 전체 연면적의 48.3%를 차지하고 있다.

오피스텔 중 25% 가량은 방송 및 관련 시설 종사자들이 사용하고 나머지 1천1백여 가구는 시공사인 SK건설을 통해 일반 분양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MBC는 최근 고양시청에서 시측을 상대로 이같은 내용의 사업설명회를 열었으며 곧 시에 사업계획서 및 교통영향평가 신청서 등을 제출할 예정이다.

그러나 방송 시설 내에 일반분양을 하는 대규모 오피스텔을 세운다는 계획이 알려지자 교통난 등을 우려하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1991년 신도시 건설 당시 이 부지가 '통신 촬영시설 및 관련 시설 부지'로 정해졌음에도 뒤늦게 일부를 다른 용도로 변경하려는 데 대해서 특혜의혹이 일고 있다.

주민들은 "계획인구를 초과해 각종 도시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일산신도시 내 업무시설 용지에 아파트나 다름없는 건물이 들어서면 주거환경이 더욱 열악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오피스텔이 건설되는 지역은 사실상 공동 주거단지로 용도변경이 이뤄지는 셈이어서 많은 시세차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MBC 측은 "이곳은 방송 관련 종사자들이 대부분 입주하기 때문에 주거 개념이 아닌 오피스텔 고유의 업무 기능을 살린 방송지원시설로 운영할 예정"이라며 "따라서 도시기반 시설 부족 등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고양시 측은 "권장 용도와는 일치하지 않지만 공동주택이나 단독주택 등 불허 용도도 아니기 때문에 중심상업지역인 이곳에 오피스텔을 세우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다만 사업계획서가 접수되면 교통난 등을 고려해 승인 여부를 신중히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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