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제3교섭단체 유보" 의원들 난상토론 끝 결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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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자민련과 민주당을 탈당한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 소속 의원들이 추진한 제3의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11일 사실상 무산됐다.

자민련이 온종일 회의를 거듭하는 진통 끝에 교섭단체 참여를 유보키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민련과 함께 교섭단체를 구성, 독자세력을 구축한 뒤 후보 단일화 협상에 뛰어들려던 후단협의 행보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자민련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1시간30여분간 첫 회의를 했다. 해외에 나가 있는 정우택(鄭宇澤)의원과 김종필(金鍾泌·JP)총재를 제외한 의원 11명이 참석했다. JP는 의원회관에 머무르며 회의 결과를 주시했다.

김학원(金學元) 총무는 "기탄없이 얘기를 나누고 오늘 결론을 내자"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하지만 전국구 의원들과 金총무를 제외한 지역구 의원 대부분이 교섭단체 구성에 유보 내지는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의원은 "교섭단체가 제3신당으로 가는 징검다리 아니냐"며 의구심을 표시하기도 했다. 오장섭(吳長燮)·이양희(李良熙)의원 등이 반대쪽에 섰고, 이재선(李在善)·원철희(元喆喜)·송광호(宋光浩)의원 등도 겉으로는 유보지만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사태가 꼬여가자 JP는 여의도의 한 중식당으로 의원들을 불러 오찬을 함께 하며 다독이기에 나섰다. 식사 후 의원들은 당사에서 다시 1시간30여분간 난상토론을 벌인 끝에 유보를 결의했다.

이미 소속 의원 16명과 이한동(李漢東)의원 등 17명을 확보한 뒤 하루종일 촉각을 곤두세웠던 후단협은 "당분간 지켜보는 수밖에 없지 않으냐"면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후단협의 한 핵심 의원은 "원내 교섭단체 구성을 위해 박상천(朴相千)·이협(李協)의원 등 호남 중진 의원들에게 합류를 강력히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신홍 기자 jbje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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