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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리모컨 하나로 생활을 바꾼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7면

20세기 인류의 주요 발명품 목록에서 TV가 빠질 수 없다. 인종과 국가, 나이를 불문하고 TV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존재가 있을까. '바보 상자'란 비난 속에서도 TV는 변함 없이 우리 곁을 지키고 있다.

이 TV가 21세기에는 어떤 모습으로 변신할 것인가. 현재의 진화(進化)속도를 감안할 때 '바보'라는 불명예를 벗을 가능성이 크다. 멍하니 화면을 응시하고 있는 시청자를 향해 일방적으로 전파를 쏘아대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와 정보를 주고받고, 컴퓨터 못지 않은 기능으로 무장하기 때문이다.

SBS는 창사 12주년을 맞아 이같은 TV의 미래를 예측해 보는 3부작 특집 다큐멘터리 '미래의 TV, 세상을 바꾼다'(사진)를 11∼13일 밤 12시45분 방송한다. 디지털이라는 패러다임 속에서 세계 각국이 어떤 발빠른 준비를 하고 있는지 밀착 취재했다.

1부 '맞춤 TV시대'. 새로운 디지털 기술과 이로 인해 달라지고 있는 선진국의 TV 시청 행태를 소개한다. 프로그램을 지정한 시간에 보거나, 스포츠 중계 때 카메라 각도를 자유자재로 선택하는 식이다. 쌍방향 방송은 사회 시스템과 문화도 변화시킨다. '헐'이라는 영국의 한 작은 마을은 쌍방향 방송을 통해 노인 문맹 문제를 해소하기도 했다.

2부 '콘텐츠 혁명'에선 시청자의 결정에 따라 결말이 달라지는 드라마 등 방송 콘텐츠의 변화 양상을 짚는다. 바로 옆에서 보는 것처럼 선명해진 화질 때문에 프로그램 제작 방식도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특히 디지털 방송을 주도했던 영국 ITV의 파산은 콘텐츠 개발 없이는 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 없음을 보여 준다. 마지막으로 3부 'TV 토피아' 편에서는 TV 리모컨 하나로 집 안의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는 소위 'TV 토피아'의 실현 가능성을 점쳐 본다.

'미래의 TV…'는 색다른 시도 하나를 한다. 시청자들이 방송을 보면서 원할 경우 줄거리와 기술 용어 해설 등을 화면에 띄울 수 있다. 일명 연동형 데이터 방송이라고 부르는 것인데, 국내 지상파 방송에서는 처음 시도하는 것이다. 제작을 담당한 성회용 기자는 "이를 위해서는 셋톱 박스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모든 시청자들이 데이터 방송을 접할 수 있는 건 아니다"며 "송출 방식이 진일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상복 기자 jizh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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