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탈미술관 '타이완 미술의 현재'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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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교 10년은 타이완과의 국교 단절 10년이란 말로 뒤집을 수 있다.

중국 현대미술을 알아가던 지난 10년은 또한 친근했던 타이완의 미술을 잊어온 10년이었다.

그 잊혀졌던 타이완 미술을 다시 불러들인 전시회 '비물질의 중력-타이완 미술의 현재'가 12월 1일까지 서울 평창동 토탈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70∼80년대에 활발했던 두 나라 미술단체들의 교류를 떠올려 보면, 이번 전시는 1992년 이래 타이완 미술계와의 관계를 매몰차게 끊었던 한국 미술계의 사과와 반성과 복원 조짐으로 뜻깊다.

이 의미있는 전시에 참가한 작가 19명과 작업 집단들은 세계 미술계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타이완의 대표적인 현대미술가들이다.

출품작들은 크게 세가지 질문을 던진다. '인간사회 속에서 각종 소통의 문제' '정체성의 혼란' '디지털 시대의 물질적 조응의 과제'다.

20세기 후반, 냉전체제가 무너지면서 국제사회에서 정치군사적으로 극심한 고립 속에 놓여 겪게 된 남다른 문화적 충격과 정신적 이산이 그 작품들에 반영돼 있다.

젊은 큐레이터 라이잉잉은 중화민국의 국가적 정통성을 박탈당한 타이완 국민의 고통과 방황을 미술을 통해 역동적으로 드러내도록 전시를 조직했다.

훙수첸·야오쥐충 등이 설치와 뉴미디어 작품으로 타이완의 어제와 오늘을 말한다. 02-379-3994.

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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