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비행기 이용 미사일 발사 美, 알 카에다車 폭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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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4일 예멘에서 알 카에다 간부 등이 탄 차량에 미사일을 발사해 6명을 살해했다고 미국의 CNN 방송이 보도했다.

CNN은 미국 정보 소식통을 인용, "예멘의 서북부 마리브 지역에서 CIA가 운영하는 무인 비행기 프레더터에서 발사된 헬파이어 미사일에 맞아 알 카에다 대원들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사망자 중에는 예멘 내 알 카에다의 최고 간부로 알려진 카에드 시난 알 하르티가 포함돼 있다고 방송은 밝혔다.

아부 알리라는 가명을 써온 알 하르티는 1990년 이후 오사마 빈 라덴의 최측근으로 활동해 왔으며, 미 당국은 그를 2000년 10월 예멘 아덴항에 정박 중이던 미 구축함 콜호에 폭탄 테러를 자행한 인물로 지목해 왔다.

이와 관련, 뉴욕 타임스는 미사일을 장착한 무인 비행기는 지난해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 때 처음 사용됐으며 지난 5월에도 CIA가 반미 아프가니스탄 군벌 굴부딘 헤크마티아르를 암살하기 위해 무인 비행기를 동원한 선례가 있다고 전했다.

뉴욕 타임스는 그러나 아프가니스탄 외부에서 알 카에다 조직원을 무인 비행기로 제거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이번 사건이 대테러전의 전장을 예멘으로 옮겨 소탕작전을 확대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현재 미국은 최소 50명 이상의 대테러전 요원을 예멘에 파견해 놓고 있다.

미국의 '해외 암살' 작전은 76년 제럴드 포드 당시 대통령 때 금지됐으나 지난해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알 카에다 조직원에 대한 은밀하고 치명적인 공작'을 승인함으로써 사실상 부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아우구스트 하닝 독일 연방정보국장은 4일 "알 카에다의 최고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은 살아 있으며 아랍 및 유럽 등지에서 알 카에다 요원을 모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함부르크 등 유럽 대도시의 이슬람 사원 등이 요원 모집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채병건 기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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